매일신문

관광버스 대형사고 많다

관광버스 교통사고가 해마다 늘고 있는 가운데 사고가 발생만 하면 대형 사고로 이어져 차량 및 운전자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 및 감독시스템 도입이 시급하다.

21일 버스탑승자 전원이 사망하거나 크게 다친 봉화 청량산 관광버스 추락사고에 대해 경찰이나 업계 관계자들은 사고 정황으로 미뤄 차량 정비불량이나 운전자 부주의 또는 과로가 원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고 버스는 추락지점 200m 전방 S자형 급경사 내리막길 입구에 접어들면서 길가 옹벽과 1차 충돌한 뒤 사고지점으로 곧장 내리꽂히듯 달렸다.

이를 목격한 등산객들은 "브레이크등이 켜진 상태에서도 속도가 전혀 줄지 않았다"고 말해 제동장치나 핸들 결함으로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관광 전세버스 업체의 허술한 차량정비 시스템이 사고를 불렀을 개연성이 높다.

대부분 관광 전세버스 회사는 경비절감을 위해 자체 정비인력이나 시설없이 지정정비업체에 수리를 의뢰하고 있다.

교통안전공단 내부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1년 진단대상업체 중 시내.시외.고속버스 등은 정비책임자 지정률이 100% 이상이었으나 관광 전세버스는 7개 대상업체 중 1곳만이 정비책임자를 지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안동지역 관광버스업계 관계자는 "전세버스의 정비 및 안전관리자 선임 규정이 없는데다 정비사를 고용할 경우 한달에 최저 150만원에 이르는 인건비 부담 때문에 고용하는 회사가 사실상 없는 실정"이라고 했다.

특히 관광 전세버스의 경우 일단 사고가 나면 대형참사로 이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00년과 2001년의 경우 관광버스가 전체 교통사고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0.3%에 불과했지만 사망자 비율은 0.8%로 훨씬 높다.

사고대비 사망자 비율이 가장 높다는 얘기다.

관광 전세버스의 교통사고 발생건수도 1998년 620건이었으나 2002년에는 1천237건으로 2배 가량 늘었다.

관광 전세버스 업계 관계자들은 관광 성수기에는 차량 정비는커녕 운전자들이 제대로 쉴 시간도 없이 운전에 나선다고 말하고 있다.

한국자동차노련이 제시한 업종별 운수종사자의 월평균 근무시간을 보면, 시내 및 시외.고속버스 운전사는 236~285시간인데 비해 관광버스는 무려 351.5시간에 이른다.

업체 한 관계자는 "요즘 같은 단풍철에는 차량 정비도 못하는 상황에서 운전사들의 피로가 누적돼 브레이크와 같은 주요장치의 미세한 이상을 감지하는 능력도 떨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봉화 정경구.권동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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