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시 삼성차 시설 살리기

대구시가 삼성상용차 부지(18만2천여평)의 설비 매각을 둘러싸고 파격적인 제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상용차 부지 감정가(1천920억원)에 건물 및 설비비가 500억원(건물가 170억원+설비비 330억원)이었으나 두차례 유찰되면서 245억원으로 낮아진 상태다.

삼성상용차의 주요 설비는 소형 생산라인, 대형 생산라인, 프레스 생산라인 등으로 국내외 업체가 골고루 있다.

외국에서는 베트남, 중국 등 3, 4군데 업체가 생산라인을 그대로 활용하려는 뜻을 갖고 있고, 국내업체의 상용차 라인을 그대로 활용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는 삼성상용차 부지엔 IT 관련 대기업이 들어오기 때문에 삼성상용차 시설을 구지공단으로 이전해 대형 생산라인을 그대로 활용할 것을 권하고 있다.

이 계획이 실현될 경우 지역에 완성차 업체를 둘 수 있어 협력업체를 유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구지공단도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있다.

대구시는 생산설비 매각대금 200억원의 수입을 예상하고 있지만 대형 라인을 구지공단으로 옮길 경우 더 싸게 넘길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대구시 이진훈 경제산업국장은 "국내업체가 생산설비를 구지공단으로 이전한 뒤 외자를 유치할 경우 부지를 무료로 제공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상용차 협력업체들은 파산 이후 3년간 보유하고 있는 개별 기업의 생산설비를 대구시의 상용차 시설매각과 함께 처분할 수 있도록 원하고 있다.

"생산라인을 그대로 활용할 기업의 경우 반드시 필요한 시설로 값비싼 장비를 싼 값에 구입할 수 있는 기회"라며 기대를 걸고 있다.

삼성상용차 전업 협력업체의 경우 고가의 생산장비를 도입한 뒤 양산단계에 들어가기도 전에 삼성상용차의 파산으로 일부는 도산하고 또다른 몇몇 기업은 부도를 면하기 위해 설비를 헐값에 처분했다.

또 공장을 매각하기 위해 생산설비를 고철가로 매각한 기업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성서공단내 공장에 100억원 가량을 들여 적재함 조립 및 도장 시설 등 첨단 생산라인을 구축했던 (주)대호산업의 이상민 대표는 "삼성상용차 파산 이후 금융부담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공장용지를 처분하려 했으나 땅값의 몇 배에 달하는 값비싼 첨단시설을 포기하지 못해 3년째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 며 대구시의 매각 알선을 희망했다.

김범일 대구시 정무부시장은 "시장논리를 따르겠지만 상용차 설비 매각 과정에서 협력업체들의 시설도 함께 처분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보겠다"며 적극적인 의사를 피력했다.

민병곤기자 min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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