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시민위한 주택정책

요즘 대구의 아파트 소비자들은 어떤 면에서 행복하다.

반면 대구에서 아파트 사업을 하는 시행사나 시공사들은 비상이 걸렸다.

수성구청에 이어 북구청까지 고공행진으로 원성이 높은 아파트 분양가 인하에 적극 나서고, 소비자의 눈을 속이는 아파트 모델하우스의 베란다 불법확장을 강력하게 막기 때문이다.

주택업체들은 분양가가 깎여서 사업 이익이 그만큼 줄어들고, 설계대로 모델하우스를 시공하면 그만큼 넓어 보이는 효과가 줄어들어 이래저래 고민이다.

하지만 대구 주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아파트 거주자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아파트 분양가 고공행진과 아파트 모델하우스 불법확장에 쐐기를 박기 시작한 것은 수성구청. 지난 7월부터 주택업체들을 상대로 신규분양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설계대로 시공하는 것을 조건으로 분양승인을 해주고 있다.

확장형 발코니를 채택한 업체에게는 시정명령과 함께 분양승인까지 늦추는 등 초강수(?)를 썼다.

3개월에 걸친 긴장과 노력 끝에 수성구에서 오픈하는 모델하우스는 확장형 발코니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가 됐다.

가장 최근 공개한 대백건설과 한라의 '동서변 리벤빌'모델하우스는 그야말로 지속행정의 결과물로 평가받고 있을 정도로 완벽하다.

분양가격 인하도 마찬가지로 수성구청이 무게를 두고 추진하고 있는 대민 건축행정의 결실이다.

지난 7월 분양한 시지지구 '대우푸르지오'아파트에 대한 분양가격 인하 권고에 나서 첫 결실을 얻은 이래 '유림노르웨이숲'에 이어 최근에는 한화건설이 분양중인 '한화 꿈에그린' 아파트의 분양가격까지 줄줄이 깎아 수요자들의 부담을 덜어줬다.

수성구청의 건축행정이 시민들로부터 갈채를 받자 북구청도 코오롱건설 측이 접수시킨 침산동 옛 제일모직 터의 '코오롱하늘채' 아파트 7개 타입에 대해 평당 평균 32만원씩 가격을 낮춰 분양승인을 해줬다.

34평형의 경우 소비자는 당초보다 1천431만원이나 싸게 구입할 수 있게 됐다.

분양승인 과정에 행정기관이 적극 개입하면서 건설사의 분양수익금 규모를 143억7천만원이나 줄이면서 그만큼 입주자 부담을 덜어준 것이다.

현대판 위민(?) 행정이라고 할까?

수성구청 허노일 주택건축과장은 "언론이 분양가 고공행진의 문제점을 잘 지적하면서 건축행정을 적극 지지해준 결과"라면서 "이제 주택분양시장도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단계가 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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