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지역에선 일년에 한두 건도 발생하지 않는 대형사건과 참사가 유독 대구.경북지역에 집중되고 있다.
특히 21일 관광버스 추락사고가 발생하자 시도민들은 "왜 또 우리 지역에서…"라는 안타까운 반응과 함께 "그러면 그렇지"라는 자포자기식 반응도 보였다.
대구교통방송 권기영 PD는 "웬만한 사고엔 무덤덤해질 만큼 대형 사건사고가 잇따랐다"며 "큰 일이 터질 때마다 대책을 내놓으며 법석을 떨지만 대형사고가 자주 발생하다보니 시민들도 이젠 '어쩔 수 없는 모양'이라는 푸념만 늘어놓는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지역에서 왜 대형사고가 빈발할까. 무엇보다 지역에 만연한 아마추어리즘과 적당주의, 온정주의가 청산되지 않으면 '참사 왕국' '재난 천국'이란 치욕스런 꼬리표는 떼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경북대 전자전기공학부 이종현 교수는 "끼리끼리 모여 적당히 처리하는 강한 패거리의식이 '좋은게 좋다'는 식의 온정주의와 적당주의를 만들면서 대구.경북을 '재난 천국'으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지역사회에 먹구름처럼 드리운 이른바 '지도층'들이 새 인물들에게 길을 열어주지 않는 이상 지역의 미래는 없다"며 "서울에서 밀려난 자칭 '유력인사'들이 지역에서 내뱉는 푸념과 독설들이 지역사회 발전의 걸림돌인 만큼 인적청산이 급선무"라고 했다.
벤처업체 대표 정모(49)씨는 "시간 약속을 어기는 것은 물론 비즈니스도 안면으로 하는 등 전문가 의식을 갖춘 사람을 지역사회에서 찾기 힘들다"며 "대형 사고가 빈발하는 것도 아마추어리즘이 만연한 탓"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산경찰서 유상렬 경비교통과장은 "세계인을 초청한 U대회를 훌륭히 치러냈고, 경주세계문화엑스포에도 170여만명이 몰렸다"며 "정작 경계해야 할 것은 '우리는 안돼'라는 식의 자포자기"라면서 경계했다.
김수용기자 ks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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