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80', 심지어 '10대 90'.
은행들이 전체 고객의 등급을 분류, 은행에 이익을 안겨주는 20%의 알짜 고객들은 특별관리하고 창구에 올수록 인건비가 더 들어가는 80%의 고객은 폰뱅킹, 인터넷뱅킹으로 업무를 처리하도록 유도하고 있다.이는 10~20%의 고액 거래자만이 은행에 이익을 주고 대다수 '푼돈' 거래고객은 경영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판단하는 은행의 영업이익 극대화 전략과 맥이 통한다.
은행이 창구에서 고객에게 통장을 만들어주고 직접 상담할 경우 원가는 3천원 이상 들지만 소액 거래에 따른 은행의 영업이익은 그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 이 때문에 소액 고객들이 창구를 찾지 않고 인터넷 거래나 폰뱅킹을 하도록 유도하는 경향이 눈에 띄게 확산되고 있다.
하나은행 대구중앙지점은 2명의 VIP 전담직원(Private Banker)이 월평균 잔액 1억원 이상인 부자고객 450여명을 관리하고 있다. 이중 300여명은 5억원 이상 거래자이며, 5억원 이상 거래자의 총 수신고는 2천억원에 이른다. 은행측은 특급호텔급 라운지와 휴식공간, 조각이 전시된 고급상담실에서 부자고객의 자산 관리를 맡고 있다.
대구은행도 예금잔액에 따라 고객의 점수를 매겼다. 대구은행은 최근 3개월간 평잔에 따라 로열고객(5억원 이상) 골드고객(3억원 이상), 톱고객(1억원 이상), 에이스고객(5천만원 이상) 등 4등급으로 분류, 각별하게 모시고 있다. 대구은행의 4등급에 드는 부자고객은 8월말 현재 5만7천여명으로 전체 고객 254만여명의 2%에 불과하지만 수신고 14조원의 56%인 7조9천212억원을 맡기고 있다.
국민은행 대구경북본부도 수신 규모가 2억원 이상인 VIP 고객과 7천만원 이상인 최우수 고객이 각각 8천여명과 3만1천여명으로 전체 고객 211만2천여명의 0.4%와 1.5% 정도이지만 이들은 2조1천795억원과 1조6천598억원을 기록, 총 수신고 8조6천882억원의 25.1%와 19.1%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금융기관들은 창구 이용시 관리비용 부담이 큰 대다수 푼돈 고객에 대해서는 수수료 할인, 예금이자 할증 등 유인책을 통해 인터넷 뱅킹을 유도하고 있다. 농협은 일반 저축예금에 가입하면 연 0.2%를, 종이통장을 없애고 인터넷 뱅킹 저축예금에 가입하면 연 2.5%의 차등금리를 지급한다. 대구은행, 국민은행, 우리은행도 닷컴통장 예금이자를 실물통장보다 0.5% 높게 지급하거나 거래 수수료를 없애며 인터넷 뱅킹을 권하고 있다.
이로 인해 창구거래의 비중은 점차 낮아져 대구은행의 경우 8월말 창구거래가 전체의 17.82%로 에 머문 반면 입출금 자동화기기(CD/ATM) 20.79%, 인터넷 뱅킹 16.16%, 폰뱅킹 10.93% 등 비(非)창구형 거래는 점증하고 있다.
하나은행 대구중앙지점 김호만 부장은 "은행의 수익과 효율성을 높이면서 고객에게도 득이 되는 차별화 마케팅이다"며 "전자거래는 하나의 흐름으로 일반 고객에게 거부감을 주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사진:모 은행의 VIP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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