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노대통령 귀국...정국 어떻게 풀까?

귀국을 하루 앞둔 노무현 대통령이 23일 "돌아가서 깔끔하게 정리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노 대통령이 구상하고 있는 귀국후 정국해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노 대통령은 귀국 다음날인 주말부터 이틀간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 등 4당대표와 연쇄회동을 갖기로 돼 있다.

이 자리에서는 재신임 국민투표 문제가 집중 조율될 것으로 보이지만 대선자금 문제에 대해서도 어떤 식으로든 입장을 조율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대선자금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이라크파병 부대의 성격과 규모, 파병 시기에 대해서도 노 대통령은 구체적인 복안을 내놓고 국회동의안 제출에 앞서 정치권의 협조를 구하는 절차를 구체화해야 한다.

노 대통령을 수행하고 있는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24일 노 대통령의 구상과 관련, "혼자 한다고 되겠느냐"고 밝혀 야당대표들과의 회동에서 현안과 관련, 구체적인 제안을 내놓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를 통해 '일괄적이고 포괄적인 타결'을 시도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노 대통령의 일괄.포괄타결 방침은 이날 저녁 싱가포르 거주 동포간담회에서 보다 분명하게 재확인됐다.

노 대통령은 "제가 정치하는데 충분히 희망을 주지못해 미안하다"면서 "시끄럽고 곤경에 빠져있어 한국이 제자리걸음하지 않을까, 주저앉거나 뒷걸음치지 않을까 걱정할 지 모르지만 돌아가서 깔끔하게 정리하겠다"는 말로 구체화했다.

"여러번 죽었다 살아났고 여러번 쓰러졌다 일어났다"며 "이번에도 다시 살아나고 일어날 것"이라는 노 대통령의 언급은 적극적인 정국해법을 마련하고 있다는 뜻으로 읽히고 있다.

재신임 국민투표 문제와 대선자금논란, 이라크 파병문제 등으로 정치적 곤경에 빠져있지만 야당대표들이 수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제안을 통해 '깔끔하게 정리'하겠다는 뜻 아니냐는 것이다.

노 대통령의 발언은 야당대표와 '주고받기식' 일괄타결을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낳고 있지만 노 대통령이 정치적 고비때마다 구사하던 정치적 해법을 유추해보면 '정치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정치권의 협조를 당부하는 선에서의 정공법을 구사할 것이라는 전망이 보다 설득력을 얻고 있다.

대선자금문제 등 정치자금에 관해서는 여야 모두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SK비자금으로 비롯된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치자금 양성화 등 정치개혁의 계기로 활용하는 한편, 재신임문제에 대해서도 시기조정 문제를 포함, 원점에서 정치권의 의견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는 것이다.

이라크 파병문제에 대해서는 노 대통령은 파병결정의 불가피성을 설명하고 정치권의 협조를 구하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청와대 비서실과 내각개편 문제에 대해서는 재신임문제 등이 가닥을 잡는 것과 동시에 정치권의 쇄신요구를 수용하는 결단을 내리는 모양새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

주말 4당대표와의 연쇄회동이후 노 대통령의 결단이 주목된다.

싱가포르서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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