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분야에서 촉발된 서포터스 문화가 지역 공연까지 확대되고 있다.
서포터스는 기존에 단순히 작품을 관람하기만 하는 소극적인 관객의 입장에서 더 나아가 인터넷을 통한 담론의 장을 만들거나 공연 문화 개선 운동을 벌이고 있다.
'문화 전도사'의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이들은 공연장의 문턱을 낮추고 문화의 폭을 넓히는 데 한몫을 하고 있다.
◇ 축제를 만드는 사람들
서포터스는 지난 8월 열렸던 '대구국제민속연극축제'에서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필리핀과 베트남, 조총련 극단 등 해외 7개 팀을 비롯해 국내 16개 팀이 참가했던 민속연극축제에 2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했던 것. 자원봉사자들은 주로 출연자와 관람객들을 안내하고 공연이 끝난 무대의 뒷정리를 맡았다.
또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관련 카페를 개설해 정보를 공유하는 한편 축제를 온라인 상에서 홍보하는 도우미 역할을 해냈다.
서포터스의 활약은 '대구오페라축제'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달 초 '대구오페라축제에 힘이 되는 사람들의 모임'이 온라인 상에 결성됐고 20대에서 50대까지 350여명의 회원들이 대열에 동참했다.
이들은 오페라 축제 관련 정보를 공연 관련 사이트와 전국 각지의 대학교에 제공하고 있다.
또 단체 관람을 원하는 사람들이 연락을 해 올 경우 이들을 오페라축제 조직위로 소개하기도 한다.
지난 10일 열렸던 오페라 '사랑의 묘약' 공연에는 5명의 회원들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해 홍보 전단을 배포하고 관람객들을 안내하는 일을 맡기도 했다.
이들은 서포터스 활동을 공연 예술 분야 전반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관심 분야에만 몰두하는 '마니아' 수준을 넘어 일반인들도 공연 문화를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대구오페라 서포터스의 시삽인 김은환(35.서구 내당동)씨는 "공연에 오고 싶은 욕구는 가지고 있지만 정보를 몰라 포기하는 사람들이 상당수"라면서"공연 문화의 폭을 넓힐 수 있는 환경만 제공된다면 참여도는 훨씬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 공연, 같이 봅시다
자신이 좋아하는 공연을 사람들에게 직접 홍보하겠다고 팔을 걷어붙인 이들도 있다.
'캣츠서포터스'는 내달 15일 열리는 뮤지컬 '캣츠'의 대구 공연을 홍보하기 위한 모임이다.
일반인들로 구성된 '캣츠서포터스'는 지난 9월 초부터 '캣츠'의 공연 기획사 홈페이지를 통해 모집됐다.
현재 회원 수는 150여명. '캣츠 마니아'로 자부하는 이들은 초등학생에서 직장인까지 연령과 직업도 다양하다.
서포터스 회원들은 지난 18일 1차 모임을 갖고 동성로에서 거리 홍보 활동을 벌였고 내달 1일에 2차 모임을 가질 계획이다.
'캣츠'의 매력에 푹 빠졌다는 김갑동(26)씨는 "앞으로도 이렇게 좋은 공연을 위해서라면 발로 뛰는 '문화전령사'의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 '오타쿠'를 넘어 문화 운동으로
온라인에서 결성된 동호회도 문화 운동으로 활동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일반인도 함께 즐기는 공연 문화를 만들자는 시도다.
2000년 6월 커뮤니티 사이트 '다음'에 개설된 '연극사랑 사람사랑 대구모임'은 회원 수만 3천여명에 이르는 연극 관람 동호회다.
'연극 사랑…'은 지역에서 상연되는 연극 공연 정보를 게시판을 통해 알리고 관람 평을 공모하는 등 '접근성'이 약한 일반인들을 객석으로 이끌고 있다.
이 모임은 공연 문화 개선을 위한 캠페인에도 힘을 쏟고 있다.
문화계의 고질적 병폐인 공짜 초대권 없애기 운동을 전개하고 공연 예절 포스터를 제작해 공연장마다 찾아다니며 붙일 계획. 또 공연 예절을 홍보하는 전단지나 팸플릿도 제작해 배포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
카페 시삽인 김창수(32)씨는 "앞으로는 연극에만 머물지 않고 뮤지컬, 오페라 등 '극'예술 전반으로 관람 문화 개선 운동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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