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객원기자 서석주가 본 오페라 '토스카'

'사랑의 묘약' '나비부인'에 이어 대구오페라축제의 세번째 공연으로 푸치니의 '토스카'가 23~25일 대구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올려졌다.

이날 공연은 대구시립오페라단의 제21회 정기공연이다.

이 작품은 숙명의 여인 토스카와 그녀의 애인 카바라도시, 토스카를 농락하려다 죽임을 당하는 로마 경찰서장 스카르피아 이들 세 주역이 엮어가는 비운의 드라마이다.

이날 토스카 역의 이화영은 어두운 음색을 지닌 리리코 스핀토의 적역은 아니지만, 밝고 풍요로운 톤 컬러와 볼륨, 안정감 있는 발성으로 프리마 돈나 오페라의 주역다운 역량을 보였다.

제2.3막 피날레에서 보인 연기력도 손색이 없었다.

카바라도시 역의 이인규는 미성의 테너이나 역동감과 호소력 있는 노래와 연기력을 좀 더 살렸으면 좋겠다.

스카르피아 역의 이인철은 가장 드라마틱한 연기를 통해 음흉하고 교활한 경찰서장의 이미지를 전달하는 데는 거리를 보였다.

귀족을 연상시키는 복장과 분장도 악역의 이미지로서는 어울리지 않았다.

관현악은 세련된 소리로 무대를 이끌었으나 이 작품의 어두운 색채미와 극적 긴장감을 고조시키지는 못한 것 같았다.

연출 면에서는 성당 내부답지 않은 제1막, 악인의 집으로서는 너무 성스럽게 미화한 제2막, 새벽별 빛나는 성벽 꼭대기라고 실감하기엔 애매모호한 제3막의 무대 세팅이 아쉽게 느껴졌으나 제1막 피날레의 추기경 등장과 합창의 조고 장면, 제2막 피날레에서 살인을 실감케 하는 붉은색 커튼으로 장면을 전환한 것 등은 극히 인상적이었다.

이번 공연은 잘된 부분도 많았지만 전체적으로 주인공 3인이 모두 죽어가는 처절한 격정의 드라마다운 극적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는 미흡함이 느껴졌다.

또한 제2막 토스카와 스카르피아의 불꽃 튀는 연기대결을 비롯해 노래와 연기력 향상을 통해 생동감을 살렸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남았다.

올해로 창단 11년을 맞은 대구시립오페라단은 지금까지 베르디.푸치니를 중심으로 한 이탈리아 오페라(25회 공연중 17회)뿐 아니라 독일.프랑스.러시아 등으로도 작품 선택의 폭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이것은 향토를 국제적 오페라 도시로 도약하는 것을 한 걸음 앞당기는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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