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가정 폭력 큰 폭으로 증가

단란해야할 가정의 불화와 해체까지 불러일으키는 가정 폭력이 갈수록 늘고 폭력 양상도 흉포해지고 있어 가정 폭력에 대한 우리사회 전반의 인식 전환과 피해자 보호를 위한 법적 장치 마련 등 체계적인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가정폭력 발생 건수는 지난 1999년 692건(734명), 2000년 709건(767명), 2001년 841건(904명)으로 조금씩 증가하다 지난해 1천322건(1천549명)으로 크게 늘었고, 올 9월 현재도 964건(1천93명)에 이르고 있다. 전국의 상담소에 접수된 가정폭력 상담건수도 지난 1999년 4만1천여건에서 2000년 7만5천여건, 2001년엔 11만4천여건으로 해마다 폭증하고 있다.

이는 접근 금지 등 가정폭력범에 대한 임시 조치의 현실성이 떨어지고 처벌이 약한데다 사회복지제도 및 시설 등도 부족, 재발을 막기에 역부족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경찰에 붙잡힌 대구의 가정폭력범 1천549명 중 구속 26명, 가정보호사건으로 입건된 피의자는 276명에 불과했다.

상습적인 가정 폭력은 불화는 물론 가정의 해체까지 불러오는데 지난 25일에는 평소 술에 취하면 가족을 괴롭히던 50대 가장이 또다시 술에 취해 흉기로 가족을 위협하자 딸이 얼굴에 고춧가루를 뿌리고 아내가 흉기로 찔러 숨지게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이에 대해 계명대 경찰학부 최응렬 교수는 "가정폭력의 빈도는 물론 흉기.둔기 등을 사용하거나 인격적인 모멸감 및 수치심을 유발시키는 등 폭력 방법과 강도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며 "가정폭력을 단순한 가정내 문제로 여기고 묵인, 용납해서는 안되며 사회 문제, 범죄로 받아들이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가정폭력은 결혼한지 10-15년 사이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경찰청이 올들어 지난달 말까지 대구 지역에서 발생한 가정폭력사범 1천93명을 분석한 결과 결혼 10-15년차가 359명으로 전체의 32.8%를 차지했으며 5-10년 26.7%, 15-20년 16.7%, 5년 미만 15.9%, 20년 이상 2.4% 순이었다.

가정폭력사범의 연령은 40대가 45.7%, 30대 33%로 30-40대가 대부분이어서 결혼후 가정폭력이 자주 발생하는 시기와 일치하는 결과를 보였다. 폭행 동기는 가정불화 39.8%, 성격차 23.1% 순이었으며 음주에 따른 폭행도 22.1%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직업은 자영업(26%), 소득수준은 월 100만-200만원 (42.4%), 학력은 고졸자(58%)가 각각 가장 많았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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