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과 정당대표들간의 5자 회동은 재신임 문제의 타결을 위해 '노 대통령의 요구'로 이뤄진 만큼 어떻게든 결과물을 내놓고 정국의 가닥을 잡아가야 할 책무는 노 대통령에게 있다.
어제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그의 별명 '최틀러'에 걸맞게 대통령의 면전에서 온갖 자존심 긁는 소리를 다 내뱉었다. '다 내뱉고 다 들을 수 있다'는 그 하나만으로, 우리는 두사람에게 박수를 보낸다.
대화는 공통점과 이견으로 나뉜다. 공통점은 세가지-"언제 내가 깨끗하다고 주장한 적 있느냐"는 노 대통령의 반응처럼 '민나 도로보데스'(모두가 도둑) 임을 인정한 것이 그 하나, '완전 선거공영제'도입에 대한 의견일치가 그 둘, 그리고 민주당과 자민련은 반대입장에 서고 노 대통령과 최 대표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먼저 받아보자"는 데 공감 함으로써 '2보(步) 전진을 위한 1보 후퇴' 쪽으로 모아진 재신임투표 보류가 그 셋이다.
그렇다면 충돌의 핵심은 '대선자금' 하나 뿐이다. 노 대통령은 검찰수사를 신뢰한다는 입장이고, 최 대표는 검찰이 한나라당의 돈보따리만 계속 만지작거리고 있으니 불공평하다, 여.야의 돈보따리를 몽땅 특검에 맡기자는 주장이다.
여기서 본란은 두가지를 말한다. 하나는 대통령이 아닌 검찰에게다. 최 대표가 언성을 높인바, 이상수 의원이 100대기업을 돌며 모았다는 선거자금, 이원호.썬앤문의 수십억 지원설 등 '의혹들'에 대해 수사진전 또는 수사착수의 얘기를 들은바 없다.
이래서는 '공정수사'라는 노 대통령의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증거가 드러나면 언제든 수사 하겠다지만 한나라당엔 드러난 100억원이외의 '또다른 불법 유입'까지 수사하겠다면서?
한나라당도 더 맞아야 한다. 대선자금 수사빌미는 그들 스스로 제공한 꼴이니 '함께 고백'이 아니라 '먼저 고백'함으로써 타당(黨)의 연쇄 고백을 유도할 일이다.
특검은 자기고백 이후에 주장해야 멋이 있다. 대선자금과 재신임투표 문제에서 최 대표와 노 대통령 둘다 '상식 밖의' 결단을 않는한 노 대통령이 말한 '깔끔한 뒤처리'는 입에 발린 소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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