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바그다드 연쇄테러 18명 사망 수십명 부상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27일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와 경찰서를 겨냥한

최소한 5건의 무차별 동시다발 자살폭탄 테러사건이 발생했다.

특히 이날 국제적십자위원회를 겨냥한 공격은 지난 8월 유엔사무소 공격에 이은

두달만에 발생한 국제기구에 대한 최대 규모 공격이라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평화의 상징인 적십자 건물마저 첫번째 타깃으로 삼았다.

또 사건이 출근시간대에 동시다발적으로 집중돼 사담 후세인 추종세력의 저항이

미군 뿐만 아니라 갈수록 민간인 및 이라크 군.경을 상대로 무차별적으로, 그리고

매우 조직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슬람권이 한달간의 라마단(금식월)에 들어간 시점에 때맞춰 일어난 이날 연쇄

자폭테러 사건으로 지금까지 최소한 18명이 숨지고 50∼60명이 부상했다고 CNN, BBC

를 비롯한 서방의 주요 언론이 전하고 있다.

폴 울포위츠 미 국방부 부장관이 투숙중인 알-라시드 호텔에 대한 로켓포 공격

에 이어 하루만에 발생한 잇단 공격으로 바그다드 전역은 현재 심한 공포와 혼란속

에 빠져들고 있다.

◇ ICRC 자폭사건 = 이날 오전 8시30분께(한국시간 오후2시30분) 바그다드 시내

중심가에 있는 ICRC 본부 건물을 겨냥한 자폭사건이 발생했다. 국제적십자위원회를

겨냥한 공격은 이날 첫번째 발생한 것이다.

ICRC 관계자는 "ICRC를 지키던 2명의 이라크 경비병을 포함해 10명이 사망했고

부근을 지나가던 8명이 부상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ICRC에서 근무하는 15명의 이

라크 요원들도 부상했다고 전했다.

미 뉴스전문채널 CNN은 이 사고로 10명이 숨졌으며 20명이상이 부상했다고 바그

다드병원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고, 프랑스 AFP 통신은 적어도 12명이 숨졌으

며 22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목격자들은 폭탄을 실은 구급차 1대가 적십자위원회 건물 정문을 향해 돌진하다

가 바리케이드에 부딪힌 뒤 폭발했다고 전했다.

ICRC의 한 경비병은 "문에 서 있는데 구급차가 매우 빠른 속도로 달려와서 바리

케이드에 부딪힌 뒤 폭발했다"고 전했다.

ICRC의 다른 관계자는 "평소에는 ICRC 건물에서 100명 가량의 직원이 업무를 보

고 있으나 오늘은 라마단 시작이기 때문에 직원 대부분이 오전 9시까지 출근하지 않

았다"고 말했다.

이날 공격과 관련, 나다 두마니 ICRC 대변인은 "누가 왜 국제적십자사를 공격했

는지 이해가 안된다. 너무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도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르

겠다"고 이날 공격을 강력 비난했다.

그는 ICRC는 1980년 이후 이라크에서 구호활동을 펼쳤다면서 "ICRC는 어떤 정치

에도 개입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한편 ICRC건물 등 국제구호단체들이 입주해 있는 알 카드라 구역 상공에는 거대

한 연기가 피어올랐고, 3층짜리 적십자 건물의 앞쪽 벽이 부서졌으며 인근에 있던 1

0여대의 차량들도 부서졌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현재 사건 현장 주변에는 미군이 현장을 봉쇄한 가운데 상공에는 미군 헬리콥터

가 감시비행에 나서고 있으며 소방차와 구급차가 현장에 급파돼 사상자 후송작업을

진행중에 있다.

◇ 경찰서 겨냥 후속 연쇄 자폭사건 = ICRC에 대한 자폭사건이 발생한지 1시간

도 되지 않아 바그다드 시내에서는 경찰서 등을 겨냥한 후속 자폭테러 사건이 잇따

라 발생했다.

AFP에 따르면 이날 ICRC에 대한 공격에 이어 최소한 4곳의 경찰서에 대한 연쇄

폭탄테러 공격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미국의 AP 통신은 바그다드 시내에서 2

곳의 경찰서를 겨냥한 4대의 차량폭탄 공격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영국 로이터 통신은 미군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샤하브 지역의 경찰서를 겨냥한

공격으로 "8명이 숨지고 수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또 바그다드 남서부 바야 구

역의 경찰서를 겨냥한 차량폭탄 테러 사건도 발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 목격자는 "차량이 경찰서를 향해 돌진해 왔으며, 경비병이 4차례 총격을 가

했으나 그 차량은 오른쪽으로 틀면서 폭발했다"고 전했다.

◇이라크 교도소 공격 = 이날 사건에 앞서 26일 밤에는 바그다드 인근의 한 교

도소가 박격포에 피습돼 미군 1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했다.

미군 소식통은 "26일 밤 10시30분께 아부 가리브 교도소에 박격포탄 1발이 떨어

져 미군 병사 1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밤 바그다드 시내를 순찰중이던 미군 2명이 폭탄공격으로 희생됐다.

이로써 조지 부시 미대통령이 지난 5월1일 이라크전 종전 선언 후 전사한 미군

은 자폭테러 등을 포함해 총 112명으로 증가했다.

◇공격이유= 폴 울포위츠 미 국방부 부장관을 겨냥한 바그다드 알-라시드 호텔

공격은 이라크 저항세력이 민심을 잡기 위해 감행한 대담하고 치밀한 테러라고 전문

가들이 분석했다.

미국의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은 27일 테러전문가와 바그다드 사법당국 관리들을

인용, 이라크 저항세력이 이라크에서 가장 안전한 곳에 있는 미군과 미국인들도 공

격할 수 있다는 능력을 보여줌으로써 이라크 민심을 끌기 위한 목적으로 이번 공격

을 단행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공격은 또 저항세력의 전술이 갈수록 정교화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그같은 공격을 막는 것이 과연 가능한 것인지에 대한 강한 의문을 던져줬다

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런던 왕립국제문제연구소의 테러전문가 토비 더지는 "그것은 하나의 쿠데타"라

면서 "정치적으로 그들은 마음먹은 대로 할 수 있다는 점을 국민들에게 보여준 것이

다. 바그다드에서 가장 유명한 상징물을 공격함으로써 그들은 '우리가 거리를 지배

한다. 당신들은 그렇지 못하다'는 점을 시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카이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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