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지역감정과 구단논리

"삼성타이거즈는 얼른 대구를 떠나라…. 우리는 보따리 싸서 만수행님 따라가자…".

"야구에서까지 지역감정이라니. 프로구단이 능력있는 사람을 데려다 쓰는 것은 당연하다".

대구 야구계가 시끄럽다. 삼성의 구단논리와 팬들의 지역논리가 한 치의 양보없이 팽팽히 맞서고 있기 때문.

삼성이 선동렬 투수코치를 영입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들끓기 시작한 지역팬들의 반(反) 삼성 여론이 이만수 전 시카고 화이트삭스 코치의 영입 중단 소식에 활화산처럼 타오르고 있는 것.

팬들은 삼성이 김응룡 감독, 선 코치 등 6명의 해태 출신들을 코칭스태프로 기용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이 전 코치같은 유능한 프랜차이즈 스타가 있음에도 타 구단에서 코칭스태프를 데려오는 것은 지역연고제를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것.

특히 이 전 코치 영입에 선 코치가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여론이 불거지면서 삼성라이온즈와 대구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는 생각이 팬들 사이에 확산되면서 삼성반대 여론이 좀처럼 사그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야구 관계자들은 "팬들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이만수 파동으로 팬들이 더 떨어져 나갈까 걱정"이라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하지만 삼성의 입장은 명확했다. 그룹차원에서 '일등주의'를 추구하는 삼성은 능력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데려올 수 있다는 입장. 성적으로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삼성 관계자는 "지금까지 프랜차이즈 스타를 코칭스태프로 영입했지만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며 "유능한 인재를 데려와 지역 구단을 넘어서 뉴욕 양키즈나 요미우리 자이언츠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명문구단으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팬없는 프로구단은 존재 의미가 없다. '삼성'을 강조하는 구단 논리와 '대구'를 앞세우는 지역팬들 사이에 절충점이 보이지 않아 답답함만 더하고 있다.

이창환(특집스포츠부) lc15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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