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 여성백일장 당선작/여고부 운문-겨울이 오면

겨울이 오면

백화산 아래 우리 외할매집

겹겹이 솜이불로 덮히어,

그 어진 손 차갑게 부르틀까

잔 가지는 눈물을 흘리겠지요.

곱게 물든 단풍도

나중이면 초라한 낙엽에 불과한 것을,

부드러운 바람도

그네를 그냥 내버려두진 않을 테니까요.

작년 마지막 눈꽃을 따라

저 멀리 구름 곁으로 간 멍멍이도,

아마 지금쯤이면

연줄에다 겨울 편지를 쓰고 있을 거예요.

저 가람을 가로질러

내게로 곧 달려들 것만 같은

겨울의 거짓된 진실도,

그 긴 연줄에 매달려

천천히 산 끝자락으로 다가갈 거구요.

겨울이 오면

고요한 환호성이

텅 빈 마음의 종을 울릴 거예요.

따뜻한 웃음만이 그 소릴 바래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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