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교대생도 '살아남기' 비상

오전 8시면 대구 남구 대명동의 대구교대 도서관은 4학년 예비졸업생들로 인해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다.

학생들은 밥먹고 잠시 쉴때가 아니면 자리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그러다 오후 5시가 넘어서면 무거운 책을 들고 도서관을 빠져나가 어디론가 향한다. 이들이 가는 곳은 초등교사 임용시험의 1차 과목인 교육학과 교육과정을 가르치는 시내 고시학원. 이로 인해 학원은 때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

예비졸업생 손정임(22.대구교대4)씨는 "4학년생의 70% 이상이 학원에 다니거나, 인터넷 강의를 듣고 있다"며 "서로 경쟁해야 하는 현실 때문에 캠퍼스의 낭만이나 친구간의 우정도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구평회학원 문상진(34) 과장은 "학원생이 100여명 가까이 늘었으며, 교대출신 주부와 일반인들의 문의도 많다"며 "학원에서는 주말도 없이 강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졸업후 진로가 다른 대학보다 훨씬 안정된 교대생들이 졸업을 앞두고 학원에 몰리는 것은 다음달 23일 대구시내 초등교사 임용시험이 치르지는데 모집정원이 375명으로 지난해보다 125명 줄어들었기 때문.

게다가 경북지역의 초교에 근무하는 교사들이 교사 임용후 2년간은 대구의 초교 교사 임용 시험에 응시하지 못하도록 한 규정이 최근 위헌으로 결정남에 따라 경북의 현직 교사들중 상당수가 이번 임용시험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번 시험의 경쟁률은 교대 예비졸업생만으로도 1.8대1, 경북과 타 시.도의 지원자를 합하면 3대1에 이를 것으로 보여 그 어느때보다 대구에 살아남기 위한 경쟁이 치열할 수 밖에 없는 형편인 것. 대구의 지난해 경쟁률은 1.29대1로 치열하게 경쟁하지 않고도 합격할 수 있었다.

대구교대 김홍주 교무처장은 "대구는 경쟁이 치열하겠지만 경북이나 타지역은 미달사태가 날 수도 있다"며 "졸업을 앞둔 학생들이 대구를 떠나지 않으려는 경향때문에 대구와 경북간 경쟁률이 극과 극을 치닫고 있다"고 말했다. 권성훈기자 cdro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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