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하라 일본 도쿄 도(都)지사가 "한일합방은 조선인이 총의로 선택한 것"이라는 망언을 늘어놓아 한동안 조용하던 한일관계에 냉기류를 조성하고 있다.
그는 "따지자면 한일합방은 그들 선조의 책임"이라는 말로 우리 조상들까지 욕보였다.
그의 망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8월에는 "한국과 중국의 야스쿠니 참배 비난은 내정간섭이며, 이웃 나라에 대한 실례"라는 적반하장의 주장을 펴기도 했다.
문제는 그의 발언이 일본 극우 보수를 대변하는 정치인 일 개인의 생각이 아니라는 데 있다.
지난 5, 6월에는 아소 자민당 정조회장(현 총무상)과 오쿠노 자민당 의원(전 법무상)이 "창씨개명은 조선인이 원해 이뤄진 것"이라는 망언을 거듭했다.
또 7월에는 에토 전 총무청 장관이 "한일합방은 국제연맹이 승인한 사안으로 일제 식민지 지배는 정당하다"고 우겨댔다.
이런 일련의 발언들은 최근 노골화되고 있는 일본의 우경화 즉, 국수주의와 군국화 경향을 반영하는 것이다.
한국인을 포함한 재일 외국인에 대한 차별과 근거 없는 모략 선동이 우경화의 단적인 사례다.
이번 이시하라 망언에 대해 마이니치.아사히 신문 외에는 이렇다할 보도가 없는 것도 그런 일본의 정서를 반영한다.
여기에는 일본 국민들의 난해한 국민성도 한몫을 하고 있다.
선동적 지도자에 대한 맹목적 추종 근성이 수준 이하의 발언을 달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시하라가 지난 지방선거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도쿄 도지사에 재선되고, 차기 일본 총리감으로 지목되는 것은 일본의 불행이자, 아시아의 불행이다.
일본의 양심과 지성이 마비돼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이는 일본이 국제사회의 지도국가가 될 자격이 없음을 스스로 외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우리로서는 일본이 더 이상 불행한 선택을 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항변과 홍보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일본국민들의 눈과 귀를 열어 이시하라 같은 반평화적 정치인이 설 땅이 없도록 계몽해주는 일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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