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주 닳이는 냄새가 사라진지는 오래됐지만 공장 메주마저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면서 국산은 줄어들고 수입산 메주가 판을 치고 있다. 김치와 함께 한국인의 입맛을 지켜온 된장의 원료인 판매용 메주의 경우 미국산과 중국산이 이미 시장의 절반을 넘어섰다.
최근 농림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시장에서 팔린 메주 2천810t 가운데 51.6%인 1천450t이 중국산이다. 메주와 메주 원료인 콩의 경우 재래식에서 처음에는 미국산을 선호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미국산 대신 중국산으로 찾는 추세가 바뀌었다
된장, 고추장, 청국장 등을 생산하는 삼농식품(경북 고령군)은 주원료인 콩과 메주 수입원을 2,3년 전부터 미국산에서 중국산으로 바꿨다. 삼농식품 관계자는 중국 공장에서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개량메주, 고추장을 생산하여 들여오기 때문에 국내산과 별 맛 차이가 없다는 것. 삼환식품(경북 의성군) 역시 국내산에 비해 3분의 1 가격에 불과한 중국산 메주를 사용하고 있다. 최근 메주나 된장 생산업체들은 메주를 수입하기 보다 완제품인 된장수입 관세율이 훨씬 낮기 때문에 된장수입을 더 선호하는 추세.
업계 관계자들은 "지금도 유통되는 된장 원료의 대부분이 중국산이지만 향후 5년 안에 중국 된장이 우리나라 시장을 점령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산물품질관리원 경북지원 유통지도과 홍성창씨는 "서울과 부산에 몰려있는 메주 수입업체가 지방으로 메주를 대량 유통시키고 상인들은 다시 이 메주로 된장을 만들어 판매하기 때문에 유통망 파악이 어렵고 된장의 경우 원산지 구분 자체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시장 메주는 시골이나 공장에서 만든 것인줄 알았는데 중국산이라니 말도 안된다"면서 "중국산이나 미국산이라는 원산지 표시를 제대로 하는지 철저하게 관리해서 수입 메주를 우리 걸로 잘못 알고 먹는 피해를 줄이고, 전통식품을 지켜나가려는 운동을 펴야 할 것 같다"고 말한다.
최세정기자 beac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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