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두 편 모두 아름다운 시입니다.
해뜰 무렵 풀잎에 앉아 있던 이슬이 아침 햇볕을 받아 굴러 내리는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곁에서 강아지가 '멍멍멍' 하고 짓는 소리도 마치 풀잎 미끄럼을 태워달라고 조르는 것으로 느꼈네요. 그럴만해요. 정말 그렇게 생각하면서 아침 이슬을 봤다면 마음이 맑아지고 말고요. 웃음이 나오고 말고요. 그런데 영은이는 그 풀잎에 달라붙어 있는 아름다운 이슬을 만져보고 싶지 않던가요? 만져보고 그 때 일어난 변화를 썼다면 더욱 좋은 글이 되었을 겁니다.
영은이는 그러하지 않았겠지만 보지도 듣지도 겪지도 않았으면서 마치 자기가 보고 듣고 느낀 것처럼 짐작해서 그러려니 하고 시를 만들어 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게 걱정입니다.
민지는 메타세쿼이아 나무를 새들의 고층 아파트라고 했네요. 아주 잘 견주어 생각했습니다.
새들이 키다리 메타세쿼이아 나무에 둥지를 튼 것을 보는 순간 아! 저 키다리 나무가 새들에게는 고층 아파트구나! 하는 놀라움이 있었지 싶네요. 생활에서 찾아낸 놀라움은 이처럼 시가 됩니다.
시라면 으레 연을 많이 나누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영은이와 민지는 마구 연을 나누는 잘못은 저지르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그렇지만 나눌 곳은 나누어야지요. 따뜻하게 감싸 안는다.
다음에 연을 나누면 좋겠지요. 다시 한번 자세히 보세요.
〈산문〉
좋은 독서감상문입니다.
독서감상문은 책을 읽고 나서 얻은 느낌이나 생각을 적으면 됩니다
책이 재미가 없었다거나 별로 느낀 것이 없었다면 굳이 적을 필요는 없겠지요. 하기야 좋지 않았다는 것을 밝혀 적는 것도 공부이기는 합니다.
독서감상문을 보면 책 한 권을 읽고 금방 착한 사람이 된 것처럼 많이 씁니다.
물론 책 한 권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감동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실망한 이야기를 쓸 수도 있고, 책 내용을 따져보는 글도 쓸 수 있습니다.
어쨌든 마음에도 없는 말을 억지로 써서는 좋은 글이 될 수 없습니다.
민경이는 이 책에서 감동을 많이 받았군요. 그리고 그 느낌들도 조리 있게 아주 잘 썼습니다.
6학년답게 텔레비전에서 보고들은 경제 이야기와 견주어 보기도 하고 스스로의 생활이나 처지도 떠올려 함께 생각해보았군요.
'조숙한', '사소한 일', '시련' 은 '어른스런', '작은 일', '어려움'으로 고쳐 써야겠지요 초등학생 글이라서 아니라 어른들도 마찬가지로 쉬운 우리말을 써야합니다.
윤태규(동화작가.동성초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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