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똑똑한 엄마가 되자-개성 존중하는 창의적 유아교육 실감

지난 12일부터 23일까지 대구시 교육청이 주관한 유럽 3개국 유치원 체험 연수에 참가했다.

한 마디로 '25년여 동안 유아교육에 몸담아 왔지만 우물안 개구리가 아니었던가' 하는 탄식과 '나부터 변해야겠다'는 깨달음이 절로 드는 일정이었다.

독일 발드로프 유치원에선 규격화된 교재.교구가 아니라 특성화되지 않은 자연물 놀잇감과 미완성품 교재를 유아들에게 제공하고 있는 점이 이채로웠다.

유아가 매번 새로운 방법으로 구상.조작해 가도록 교구를 정비하고, 유아 스스로 창의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정비한 점 등은 많은 시사점을 던져줬다.

예를 들어 눈, 코, 입이 없는 희멀쓱한 인형을 생각해보자. 그들은 이처럼 누가 봐도 미완성품인 헝겊 인형을 통해 유아들이 어떤 형식에도 구애받지 않고 자기만의 개성으로 상상의 날개를 펼쳐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었다.

이런 교육방법은 우리도 충분히 고려해볼 만한 것이었다.

또한 그들은 유아들의 일과를 형식적으로 짜맞추고 있지 않았으며, 자연스런 활동을 중시하고 있었다.

교사는 유아를 살피고 도움을 주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었으며, 지나친 간섭을 하지 않음으로써 유아 내부의 잠재력을 충분히 계발해 나가고 있었다.

하루 일과에 얽매여 빈틈없이 운영되는 우리의 현실을 감안해 보면 우리가 탐방한 그들의 유치원 교육활동에는 무언가 다른 게 있었다.

애써 가르치지 않고 스스로 악기를 만지고 노는 경험, 음악을 듣고 창의적으로 표현하는 교육활동을 통해 창의력을 계발해주는 것이었다.

우리의 교육이 그에 못 미친다는 것은 아니지만 한번쯤 발상의 전환을 시도해보는 데는 충분이 도움이 되리란 생각이 들었다.

이밖에 독일의 시립유치원, 이탈리아 밀라노의 레지오에밀리아시 유치원, 프랑스의 유치원 등 탐방하는 곳마다 저들만의 색다른 특징들, 우리에게는 매우 유익하고 새로운 배울거리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울러 교육방법, 교육관, 교재.교구 등에서 우리와 어떤 차이가 있고 장.단점은 어떤지 비교해 우리 유아들에게 더욱 나은 교육을 제공할 수 있으리란 기대도 생겼다.

유럽 유치원 탐방은 더없이 유익했지만 한편으로는 우리의 유아교육이 상당한 수준에 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어 뿌듯하기도 했다.

유치원 실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한층 노력한다면 우리도 그들 이상의 교육을 머지않아 충분히 해낼 수 있으리란 각오도 일행 모두가 갖게 됐다.

나로선 무엇보다 이제까지의 타성을 훌훌 벗고 새로운 마음으로 유아 창의성 교육에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할 수 있게 돼, 연수를 추진해준 분들이 감사하기 짝이 없다.

권운자(신세계 유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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