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섬유 이대로 둘것인가(9)-기업인들의 의견

지역에서 최첨단 산업용, 기능성 섬유를 생산하는 젊은 기업인들은 대구경북 섬유산업의 미래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금사 은사 넥타이 컴텍스 권용범 대표=반도체 장비업체인 컴텍스 권용범 대표는 섬유에 반도체코팅기술을 융합, 섬유와 반도체의 만남을 시도하여 주목을 끌었다.

올해 선풍적인 인기를 끈 '금(사) 넥타이', '은(사) 넥타이'가 바로 그것. 지난 6월 대구를 방문한 노무현 대통령과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 각 부처 장관들은 섬유의 새로운 도약 가능성을 보여준 금.은 넥타이를 선보인 첨단제품에 갈채를 보냈다.

권 대표가 금사, 은사 넥타이를 생산해낼 수 있었던 것은 '플라즈마 스퍼터링' 기법으로 섬유에 금.은 가루를 코팅한 것. 플라즈마 스퍼터링은 물염색과 달리 진공상태에서 조직과 조직의 결합을 이뤄내는 첨단 기법으로 나노사이즈로 코팅돼 금속적 이질감을 전혀 느낄 수 없고, 아주 소량으로 충분한 효과를 내게 된다.

이같이 놀라운 기술력도 섬유시장을 알아야 나온다.

권 대표는 '첨단기술'이 섬유고급화에 기여하려면 시장 분석이 선행돼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첨단기술과 섬유산업의 유기적으로 결합하려면 섬유업계 내부가 특유의 페쇄성을 깨고, 혁신 역량을 지녀야한다.

"이런 혁신 역량은 섬유업계의 자발적 시도가 바람직하다"는 권대표는 "대구시가 혁신역량을 기르려는 강력한 의지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새로운 시장 개발의 모델 범삼공 홍종윤 대표=산업용 섬유의 주요분야 가운데 하나인 라미네이팅 기법으로 통기 투습 원단을 개발, 섬유고도화를 이끈 범삼공 홍종윤 대표는 "신시장이 신기술을 이끌어낸다"고 강조했다.

기능성, 첨단 섬유는 바로 우리 가까이에 있지만 그것을 팔 시장이 없는 한 기술개발은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시장은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 홍 대표는 정부, 대구시, 연구소가 시장까지 만들어 줄 수는 없다며 업체 스스로의 노력을 강조했다.

범삼공은 새로운 시장으로 '유니폼'을 택했다.

홍 대표에 따르면 국내 유니폼 시장은 1조원이 넘는다.

학생 교복만 하더라도 매년 80만장씩 1천600억원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 간호복, 군복, 경찰복 등 특수 유니폼은 첨단기술개발과 직결된다.

군복만 예로 들어도 고공낙하에 사용되는 군복은 일정하게 체온을 유지해주는 신개념 원단이 필요하며 전장에선 레이저, 전자파를 차단해주는 군복이 필수라는 것이다.

범삼공 경우 아직은 걸음마 단계지만 '특별판매팀'까지 결성해 벌써 15만m(12억원)의 군복을 제직했다.

범삼공의 통기투습 원단은 산업용섬유의 주요 분야 중 하나인 라미네이팅 기법을 채택해 비바람에 끄덕없을 뿐 아니라 박테리아, 바이러스의 침입은 막고 땀은 배출하는 고성능을 자랑한다.

이같은 고기능에다 환경오염물질을 전혀 배출하지 않아 유럽 경찰복 수출까지 눈앞에 두고 있을 정도.

홍 대표는 "대구시가 정부로부터 전국 모든 공공기관의 유니폼 공급권을 확보하기만 해도 패션어패럴밸리에 봉제 공장을 유치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며 "기술개발의 최우선 과제는 시장 확보"라고 강조했다.

이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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