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대생 온라인게임 개발 '대박'

스타벤처의 출현을 고대하는 지역 벤처업계에 스타 게임개발업자가 먼저 탄생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주)KOG의 이상훈 게임개발팀장(25.경북대 컴퓨터공학과 3년 휴학). 이 팀장이 지난 해 9월부터 기획하고 프로그래밍을 해 완성한 온라인 액션 대전게임 '그랜드체이스'가 대박을 터트릴 만한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국내 최대 게임포털 넷마블(www.netmarble.com)을 통해 게임 애호가들에게 첫 선을 보인 그랜드체이스는 현재 70만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으며, 동시접속자수 1만~1만5천명을 기록하고 있다. 온라인 액션 대전게임의 '대박' 기준이 동시접속자수 1만명선이라는 점에 비추어 볼 때 그랜드체이스는 이미 대박을 터트린 셈이다.

내달 중순쯤 그랜드체이스의 각종 아이템을 유료화 할 경우 수입은 얼마나 될까. '컷 엠프트' '서바이블 프로젝트' 등의 사례로 추산해 보면, 월 5억의 매출은 거뜬하다는 분석이다. 게임 하나로 연간 6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것이다. 게임자체 수익보다 향후 오프라인 캐릭터 및 라이센싱 사업 수익이 10배 이상인 점을 감안할 경우, 게임 하나가 웬만한 중견기업의 매출을 능가하는 셈이다. 또 일단 성공만하면 추가비용이 별로 필요하지 않는다는 디지털 콘텐츠 사업의 특성을 고려하면, 순이익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랜드체이스의 인기비결은 게임매니아였던 이 팀장이 스스로 느꼈던 기존 온라인 액션 대전게임의 문제점을 보완한 새로운 개념의 게임을 완성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온라인 액션 대전게임은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는 반면, 기술적 한계 탓에 액션의 표현이 자연스럽지 못했습니다. 오락실에서 게임을 즐기던 사람들에게는 좀 답답한 기분을 줄 수밖에 없었지요".

이 팀장은 뛰어난 프로그래밍 기술로 액션의 사실성을 높인데 이어 게임의 수준도 한단계 더 높였다. 이전의 온라인 액션 대전게임은 능력치(=보통 레벨이라고 부름)가 높은 캐릭터가 항상 싸움에서 이기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지만, 그랜드체이스는 민첩성이 뛰어날 경우 자신보다 레벨이 몇단계 높은 캐릭터를 물리칠 수도 있다.

그랜드체이스의 성공은 이 팀장의 가족들에게도 큰 기쁨을 주는 사건이 됐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게임이 빠져들었던 이 팀장은 중학생이 되고 부터는 아예 게임제작에 몰두했다. 비록 초보적인 수준이었지만, 평균 2달에 1건씩의 게임을 만들었고, 방학때는 한 달에 1건의 게임을 제작하기도 했다. 이런 아들을 보는 부모님은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었다.

"무척 꾸중을 많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공부와 대학에는 취미가 없었지만, 부모님 소원대로 대학진학을 하고 난뒤 게임을 계속 해도 괜찮겠다 싶어 컴퓨터공학과에 진학했습니다".

이 팀장의 능력은 군입대 후 대외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PC파워진 주최 문화부장관배 아마추어 게임공모전에서 문화부장관상을 수상한데 이어 2002년 한게임공모전에서도 입상하는 등 각종 게임공모전에서 6번이나 수상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지역 게임개발업체 KOG와의 인연은 지난 해 여름방학때 '경북대 샌드위치 프로그램'으로 맺어졌다.

"입사한 뒤 예전에 만든 게임을 보시고 사장님(이종원 KOG대표)이 곧바로 게임을 직접 만들어보라고 하셨습니다. 아마 제가 국내 굴지의 게임업체로부터 받은 입사 제안을 그대로 받아들였더라면 지금쯤 기껏해야 보조 프로그래머로 일하고 있을 것입니다".

이 팀장은 "지금 하는 일이 너무 좋고, 걱정스럽게만 보시던 부모님도 적극적인 후원자로 돌아섰기 때문에 아직 복학은 생각하기 않고 있다"며 "학업을 정상적으로 마칠지 여부는 나중에 부모님과 상의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게임에 빠져 부모님의 속을 상하게 했던 게임마니아 이상훈(경북대 컴퓨터공학과 3년 휴학) KOG 개발팀장은 온라인 액션 대전 게임 '그랜드체이스'를 성공적으로 데뷔시킴으로써 지역 최초의 '스타' 게임개발자가 됐다.

이상철기자 find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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