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골프> 안시현, LPGA '신데렐라' 탄생

한국여자프로골프의 차세대 기대주 안시현(19.코오롱)이 세계여자골프의 쟁쟁한 스타들을 제치며 생애 첫 우승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안시현은 2일 제주 나인브릿지골프장(파72. 6천306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CJ나인브릿지클래식(총상금 125만달러) 최종 3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5개, 보기 3개로 4언더파 68타를 쳤다. 이로써 3라운드합계 12언더파 204타가 된 안시현은 박세리(26), 박희정(23.이상 CJ), 박지은(24.나이키골프), 로라 데이비스(영국.이상 207타) 등 4명의 2위 그룹을 3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안았다.

지난해 2부 투어에서 3승을 거뒀지만 한국여자프로골프 정규투어 첫 해인 올해 우승이 없었던 안시현은 생애 첫 우승을 LPGA 투어 대회에서 차지하며 상금 2억원을 손에 넣었다. 또 안시현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앞으로 2년간 메이저대회를 제외한 LPGA 정규투어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도 얻게 됐다.

비회원이 LPGA 투어 대회에서 우승, 풀시드를 받은 것은 지난 94년 토레이재팬퀸스컵에서 우승했던 고우순(39) 이후 이번이 사상 2번째다. 그러나 당시 고우순이 LPGA 투어 진출을 포기해 비회원으로 LPGA 투어에 직행하는 선수는 안시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첫날 코스레코스(7언더파 65타) 타이 기록을 세우며 선두로 나선 뒤 전날 1타 밖에 줄이지 못했지만 선두를 유지했던 안시현은 디펜딩챔피언 박세리, 장타자 데이비스 등과 함게 챔피언조로 최종일 경기에 들어갔다. 비록 2위 그룹에 3타 앞서 있었지만 '역전의 명수' 박세리와 등이 쟁쟁하게 버티고 있어 이날 선두그룹에서는 치열한 우승 경쟁이 벌어졌다.

특히 한 조에서 경기한 박세리는 경기 초반 1번홀(파4)과 2번홀(파3)에서 동반자들중 가장 먼 거리에서 버디 퍼트를 잇따라 성공시키며 안시현을 바짝 긴장시켰다. 또 박세리는 9번홀(파5)에서 두번째샷을 핀 뒤쪽 1.5m 붙인 뒤 이글을 잡아내 단숨에 2타를 줄이는 등 라운드 내내 추격의 고삐를 놓지 않았다.

박세리 외에도 일찌감치 경기를 마친 박희정이 보기없이 무려 10개의 버디를 쓸어담아 새로운 코스레코드를 세우며 2타 차 2위로 다가섰고 박지은도 18번홀(파5)에서 이글 기회를 만들어내며 선두를 넘보는 상황이 계속됐다.

그러나 공격적인 승부보다 안전한 지키기 플레이를 택했고 누구보다 정확한 샷을 구사했던 안시현은 전반 버디 3개, 보기 1개로 2타를 줄였다. 또 후반들어 10번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했고 13번홀(파3) 3퍼트 실수로 보기를 범했지만 14번홀(파4)에서 1타를 만회, 2위권과 2타 차를 유지했다.

순탄하게 우승을 향해 나가던 안시현은 16번홀(파4) 까다로운 라이에 놓인 짤막한 파퍼트를 놓쳐 보기를 범하며 2위권에 1타 차로 쫓기는 상황을 맞게됐다. 2타 차로 뒤져 있던 박지은이 마지막홀 이글 기회를 놓치고 버디에 그치면서 1타 차 선두를 유지했지만 박세리, 데이비스의 추격이 여전하던 상황.

안시현은 18번홀(파5)에서 6번 아이언으로 두번째샷을 그린에 올린 뒤 2m짜리 이글 퍼트를 컵에 떨궈 3타 차 넉넉한 우승을 차지하며 환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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