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머스 허바드 주한 미국대사는 3일 북핵 해법과 관련, "미국은 북한이 핵을 완전
히 해체하고 난 뒤에야 북한의 체제를 보장하고 침략의사가 없다는 것을 약속하겠
다는 (선 핵포기-후 체제보장) 입장을 취한 적이 없다"며 "오히려 북한이 핵포기 프
로그램을 명확히 해준다면 그 절차를 추진중에 얼마든지 체제를 보장할 용의가 있
다"고 말했다.
허바드 대사는 오전 국회로 열린우리당 김근태(金槿泰) 원내대표를 방문한 자리
에서 김 대표가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의 '다자틀내 대북 안전보장 문서화' 제안과 관
련, "북핵문제의 동시행동 원칙을 양해한 것으로 봐도 되느냐" "지금까지의 '선 핵
포기 후 체제보장' 원칙이 변한 것인가" 등으로 거듭 물은데 대해 이같이 밝혔다고
김부겸 원내부대표가 전했다.
허바드 대사는 "그렇게 (선 핵포기 후 체제보장) 알려졌다면 그것은 미국의 정
책이 아니다"며 "북한이 완전하고도 검증 가능한 핵폐기 프로그램에 대한 의지를 밝
힌다면 안전보장 등에 대해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언제든 돼있다"고 말하고 "다만
지난 1차 6자회담에서 북한의 제의는 만족스럽지 못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바드 대사는 한미관계에 대해 "방콕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나는 등 2차례
의 정상회담과 수시 전화통화로 (양 정상간) 이해가 서로 높아진 것으로 안다"며 "
한미간 긴밀한 관계는 변함이 없으며, 심각한 문제는 해소됐다"고 강조했다.
한국내 '반미감정' 논란에 대해 허바드 대사는 "반미라기보다 부시 행정부의 일
부 정책에 대한 반대라고 이해하며 미국내에서도 45~50%의 국민이 부시 행정부 정책
에 반대하고 있다"면서 "미국내도 이런데 외국에서 일어나는 미국 정책 반대에 대해
문제삼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허바드 대사는 한국의 이라크 추가파병 논란에 대해서도 "반대가 있는 것도 민
주주의의 본질적 요소"라며 "파병은 대단히 중요한 결정이니 한국 스스로 결정한 문
제이고 미국은 어떤 압력 행사나 입장을 전달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허바드 대사는 이어 민주당 박상천(朴相千) 대표를 방문, 재신임투표와 총선 등
국내 정치일정에 관심을 나타내면서 "미국 헌법에는 국민투표 규정이 없어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나거나 탄핵외에는 길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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