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성주군 벽진면 가암리와 성주읍 성산리(속칭 시비실)에서 삼국시대 산성과 목곽.석곽묘, 석실묘 등 수십 기의 무덤이 대규모로 발견됐다.
경북도문화재연구원은 3일 현풍-김천간 중부내륙고속도로 건설 구간인 가암리에서 삼국시대 산성과 시비실유적에서 목곽.석곽묘 58기,석실묘 12기 등 모두 77기의 유구(遺構)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가암리는 고령.성주와 김천을 연결하는 길목으로 지리적으로 산성의 입지로 적당한 곳이다. 현재 남아있는 산성의 길이는 300m 정도로 일부 유실된 부분을 고려하면 총 길이는 500m 내외로 추정된다. 성벽의 잔존 높이는 0.8~2.7m에 이른다. 성벽 밖에 도랑을 파 물을 고이게 한 환호(環濠) 2개와 망루로 사용했을 가능성이 큰 고상가옥 5채가 발견돼 이 유적이 생활유적이 아니라 군사적 성격을 띤 '테뫼식'산성(산봉우리를 중심으로 테를 두른 듯한 모습의 산성)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성산 가야고분군 인근 시비실유적은 5세기에 나타나는 목곽묘와 6세기에 성행했던 횡구식석실묘가 같이 혼재해 있어 신라·가야의 묘제 변천과정을 밝히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출토된 유물에서는 지역색이 강한 성주양식토기가 다량 발견됐으며 유개고배(덮개 있는 굽다리접시) 안에서 계란껍질이 확인돼 당시 장례풍습을 연구하는데 좋은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경북도문화재연구원의 양하석 연구원은 "성주에서는 분묘 발굴 성과에 비해 산성 유적의 발굴이 미진했다"며 "이번 산성 발굴은 삼국시대 성곽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주.박용우기자 yw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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