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식품으로 꼽히는 김치, 된장에 이어 고추장과 고춧가루 역시 수입량이 늘고 있다.
농림부에 따르면 올 9월말 현재까지 수입된 고추류는 건고추 5천208t, 고춧가루 1천185t, 냉동고추 5천618t, 혼합조미료 6천220t, 기타 소스류는 2만3천344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 이상 증가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특히 냉동고추는 건조시킨 뒤 유통할 경우 일반 건고추와 별 차이가 없지만 관세율은 훨씬 적어 냉동고추의 수입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 이들 수입 고춧가루는 국산으로 둔갑하는 일도 비일비재해 최근에도 수입상이 고추 산지인 의성에서 중국산 홍고추를 건조하다가 적발된 일도 있었다.
관계자는 "서울, 부산 등에서 대량으로 수입한 고추를 지방에서 말려 유통할 경우 원산지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일반 식당에서도 값싼 수입 고춧가루 사용을 선호하고 있다.
대구시내 식당에 고춧가루를 납품하고 있는 ㅅ상회 주인은 "요즘 대부분 식당에선 단가를 맞추기 위해 국산에다 중국산을 30~40% 섞은 고춧가루를 찾는다"고 전했다.
고춧가루 판매 당시에는 원산지가 표시돼 있지만 반찬으로 나올 경우엔 원산지 표시 의무가 없어 소비자들은 모르는 사이 상당 부분 중국산 고춧가루를 먹고 있다는 것. 고추장도 다르지 않아 고추장 생산업체인 ㄱ업체는 중국 현지에서 생산.건조한 고추를 절반 가량 가공한 후 국내로 들여와 고추장을 생산하고 있다.
이유는 중국의 저렴한 인건비 때문이다.
또 국내 유명 업체에서 판매하는 고추장의 경우 원산지 표시를 살펴보면 고추장 재료인 고춧가루 중 중국산 고춧가루의 비율이 40%에 가깝다.
관련 상인들은 전통식품시장을 수입 농산물이 점령해가고 있는 추세에 대해 정작 문제는 수입 식품의 품질이 국내산을 추월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칠성시장 한 고추상회 상인은 "한국에서 고추 종자를 가져다 중국의 우수한 토질과 환경에서 재배, 건조 후 수입하기 때문에 오히려 국내산보다 훨씬 비싸고 질좋은 상품도 있다.
앞으로 된장, 고추장, 김치 등의 '전통'식품이란 말에서 '전통'이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최세정기자 beac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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