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락하고 부드러운 사운드... 젖어봐! '라운지 음악'

은은한 갈색 조명, 붉은 빛의 벨벳 양탄자, 멋들어진 정장 차림으로 나지막이 담소를 나누는 남녀들, 부드럽고 차분한 음악과 최고급 와인 한잔…. 요즘 30대 전문직 종사자들이 즐겨 찾는 파티의 밤이다.

이처럼 격한 정신적 노동을 마친 사람들이 가벼운 술 한잔과 함께 하루의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음악이 '라운지 음악(Lounge Music)'이다.

최근 홍대 앞과 강남 등지에 파티 및 클럽문화가 자리를 잡으면서 '라운지(Lounge)' 음악 열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90년대 중반 유럽 음악시장을 휩쓴 이 음악은 지난해 음반 '부다 바(Buddha Bar)'가 국내에 소개된 이후 클럽에서는 물론 바, 패션숍 등에서도 예외 없이 들릴 정도로 보편화돼 가는 추세다.

◇라운지 음악이 뜬다

문화적 유행에 따라 강남 일대의 카페나 바에서 전염병처럼 퍼지고 있는 라운지 음악은 크고 작은 명품 여성복 쇼들과 학생들의 의상발표회에서 활용되고 있다.

또 도회적인 이미지를 강조하는 각종 광고에서도 광범위하게 쓰인다.

'어슬라 원 싸우젼(urslura 1000)'에 수록된 '무초 데킬라(mucho tequila)', '카인다 킨키(kind kinky)'등은 휴대폰 광고에서 쓰였고 '타이거비트(tigerbeat)'는 모 음료광고에 사용되기도 했다.

가장 널리 알려진 라운지 음반은 '부다 바'시리즈. 지난해 출시 이후 1만여장이 판매돼 베스트셀러로 꼽히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7월 '파티 라운지'(강앤뮤직)가 라이선스 음반으로는 처음 발매돼 인기를 끌었다.

라운지 음반을 수입하는 씨엔엘(CNL)의 류진현 대리는 "현재까지는 소수의 마니아 계층에 한정돼 있지만 유럽에서 라운지 뮤직이 계속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성장 가능성은 크다"고 전망했다.

◇라운지 음악이란?

라운지 음악은 지난 1960, 70년대에 걸쳐 유행했던 이지 리스닝 계열에 제3세계 음악을 가미하고 여기에 테크노 음원을 첨가한 최신의 트랜드다.

1990년대 후반 서유럽을 중심으로 인기를 끈 뒤 지난해 뒤늦게 국내에 상륙했다

라운지 음악은 세련되면서도 귀에 거슬리지 않은 정박의 비트와 달콤한 멜로디를 지니고 있어 쉽고 즐겁다는 인상을 준다.

음악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들어도 거부감이 들지 않을 정도로 달콤하고 친숙한 것이 매력.

시버리 코퍼레이션, 크루더&도르프마이스터, 허버트 등의 음반이 마니아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파리의 유명한 라운지 바인 '부다 바'나 '호텔 코스테'등의 앨범 시리즈와 스페인 이비사섬의 라운지 카페 '카페델마르'의 음반 시리즈도 명반으로 꼽힌다.

◇왜 라운지 음악인가

라운지 음악이 뜨는 건 세련되고 모던한 최신 트랜드를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최대한 안락하고 부드러운 사운드를 갖췄기 때문이다.

라운지 음악은 여러 장르의 음악이 하나로 모여 있어 새롭고 신선한 느낌을 주며 빈곤하고 궁색한 현실을 보다 고급스럽게 변모시켜주는 듯한 환상을 준다.

한편 라운지 음악의 인기는 몇 년 전부터 문제시된 명품의 과도한 소비현상과 맞물려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샤넬의 패션쇼에 나오던 음악, 샤넬 옷을 입은 사람들이 즐겨간다는 바에서 나오는 음악, 샤넬 옷을 입은 사람들이 사랑을 나눈다는 호텔에서 나오는 음악이기 때문에 각광받고 있다는 것.

권오성 클럽 코너 대표는 "라운지 뮤직은 일부 마니아들만을 위한 젊은 층의 고급 사교 음악"이라면서 "음악 장르의 하나로 이해하기보다는 상류층으로 신분 상승을 원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사회 현상의 단면으로 바라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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