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제주 4.3 사건에 대해 국가적인 차원에서 공식 사과했다.
제주 4.3 사건은 1947년 3월1일을 기점으로 54년 9월까지 좌우 이념 대결의 틈바구니 속에서 2만5천~3만명이 숨진 사건이다.
한국 전쟁을 전후해서 좌우익 양측에 의해 희생된 민간인의 수는 적게는 수십 만에서 많게는 1백여 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 가운데는 인민군이나 좌익 세력에 의해 목숨을 잃은 사람들도 있지만 좌익으로 몰려 국군이나 경찰, 혹은 우익 단체에 의해 죽임을 당한 사람들도 있다.
특히 사상이 의심스럽다는 이유로 좌익으로 몰려 학살당한 희생자 유족들은 침묵 속에 모든 것을 감춘 채 숨죽이며 살 수밖에 없었다.
그들에게는 언제나 감시의 눈길이 따라다녔다.
반공이 국시였던 사회에서 좌익 가족으로 몰린 이들의 삶은 고통스러운 것이었다
KBS 1TV '인물현대사'는 7일 밤 10시부터 '나는 죽을 수 없다-학살 유족 7인의 할머니'편을 방송한다.
좌익 사건 희생자들은 반란군과 빨치산을 소탕하는 국군의 작전 중에 목숨을 잃기도 했고, 또 좌익 활동을 한 사람들을 계도하기 위해 만든 소위 '국민보도연맹'에 자신도 모르게 가입됐다가 소리소문 없이 죽임을 당하기도 했다.
또 전쟁 중 부역 혐의를 받고 지역 우익 단체의 잔인한 보복조치로 학살을 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사건이 일어난 지 5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그 진상 규명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다.
좌익 사건과 관련돼 남편이나 부모를 잃은 여성 유족들은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당시 기억을 짊어진 채 살고 있다.
이제 80세 전후의 할머니가 된 그들이 마지막으로 바라는 것은 정확한 원인과 진상을 밝히는 것이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한동훈 이틀 연속 '소신 정치' 선언에…여당 중진들 '무모한 관종정치'
국가 위기에도 정쟁 골몰하는 野 대표, 한술 더뜨는 與 대표
비수도권 강타한 대출 규제…서울·수도권 집값 오를 동안 비수도권은 하락
[매일칼럼] 한동훈 방식은 필패한다
"김건희 특검법, 대통령 거부로 재표결 시 이탈표 더 늘 것" 박주민이 내다본 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