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가을, 불교 조계종 종정 법전 스님(해인총림 방장)의 수행담과 법문을 담은 책 '백척간두에서 한 걸음 더'(아름다운 인연)가 최근 명상서적 붐 편성과 함께 불자는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150㎝ 단구(短軀)의 '절구통 수좌'로 통하는 스님은 평생을 참선 수행으로 일관하며 "계행 없는 수행은 허사…"라고 설파, 불교계의 청정수행 풍토를 이어 온 정통 선승(禪僧)으로 꼽힌다.
손수 농사를 지으며 "똥바가지에 아무리 좋은 물을 부어도 그 물은 여전히 똥물, 좋은 물을 담으려면 우선 그릇이 깨끗해야 한다"는 스님의 말씀이 속세인들에게도 찡하게 스며든다.
이 책에는 스님이 부친의 손에 이끌려 출가한 열네 살 어린아이의 외로움, 더딘 정진을 자책하여 흘리는 구도자의 눈물, 한 소식 이룬 뒤에 보이는 당당한 법거량 등을 소개하고 있다.
또 한국불교계에서 가장 유명한 선승으로 꼽히는 성철 스님과 각별한 인연을 맺었던 사연, 성철 스님이 대구 파계사 성전암에서 문 밖 출입을 않았던 '10년 동구불출(洞口不出)'시 스님이 철조망 울타리를 쳤다는 일화 등을 담고 있다.
이 법문집을 엮은 신용산 스님(조계종출판사 편집국장)은 "조계종단의 자랑인 간화선 수행풍토와 그 정통법문에서 느끼는 맛깔스러움은 이제까지 출판되었던 대개의 법문집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기쁨, 무엇보다 내 삶을 돌아보는 계기…"라고 말했다.
합천.정광효기자 khje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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