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목욕관리사의 모든 것

최근 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1만5천개 가량의 직업이 있다. 전세계적으로는 5만개 가량에 이른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에만 있는 직업이 때밀이다. 하지만 속칭 때밀이라고 부르는 직업의 공식 명칭은 목욕관리사다.

이들의 주업무는 손님들의 때를 씻어주는 것이지만 탈의실과 탕내 수질.수온 및 청결관리 등 목욕탕 전반을 관리하고 구두미화원을 겸한다.

변두리 동네 목욕탕의 경우 목욕탕 주인이 주는 최소한의 월급과 손님들이 주는 봉사료를 수입원으로 하지만 '사우나'로 불리는 대형 업소 목욕관리사들은 업주에게 보증금을 주고 사업권을 따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별도의 '사장님'인 셈. 보증금은 대도시 특급호텔의 경우 수억원∼10억원에 이르고 흔한 시내 사우나탕도 수천만원대를 넘는다.

목욕관리사를 두고 일본식 속어로 나가시(ながし) 또는 나라시(ならし)라고 하는데 정작 일본에는 그런 말이 없다. 나가시는 '흘리다' '흐르게 하다' '(택시 등이 손님을 찾아)돌아다니다'의 뜻으로 총알택시나 자가용 영업행위를 일컫는 말로 쓰이기도 하는데 이 역시 틀린 표현. 나라시는 '길들이다' '평평하게 하다' 등의 뜻이어서 목욕과는 무관하기는 마찬가지.

다만 4, 5년 전부터 일본사람들이 우리나라에 때밀이 관광을 많이 오면서 일본에서도 '때밀이'란 뜻의 용어가 등장했는데 그것이 바로 '아카스리(あかすり)'다.

'때'라는 '아카(あか)'와 '밀다'는 뜻의 '스리(すり)'가 합쳐진 것. 일본에서는 한국행 아까스리 관광이 붐을 이루고 있다.

한편 수년 전부터 목욕관리사를 양성하는 학원이 생겨 현재는 전국적으로 30여곳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수입이 웬만한 봉급쟁이를 능가해 고학력 지망생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박정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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