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300㎞/h' 성공-고속열차 시승기

지난 3일 1차 시운전에서 300㎞ 돌파에 실패한 이후 2번째 시험운행인 7일, 충북 옥천~칠곡 신동 간 상행선과 하행선을 각각 1차례씩 왕복하는 시험운행에서 고속열차(KTX)는 4회 모두 시속 300㎞를 가볍게 넘어섰다.

이날 오후 1시 정각, 충북 옥천(서울기점 176㎞)을 출발한 은빛 유선형의 고속열차는 10여분 만에 300㎞를 넘어서는 데 성공했다.

종점인 칠곡 신동(서울기점 263.8㎞)까지 88㎞의 거리를 주행하는 데 걸린 시간은 단 24분. 그러나 300㎞로 주행을 계속하는 동안에도 실내는 고요하기만 했다.

새마을호를 탔을 때 들리는 '철컥 철컥' 소리도 없고 좌석을 통해 전해지는 미세한 진동밖에 느껴지지 않아 과연 이 열차가 시속 300㎞로 주행하는 것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시선을 먼 산으로 두면 낙엽을 떨구고 있는 늦가을 산의 형태가 눈에 들어왔지만 조금만 앞쪽으로 시선을 당겨도 형체를 가늠할 새 없이 스쳐가는 풍경에 머리가 어질하기도 했다.

또 포항공대에서 개발한 실내 의자는 새마을호 열차만큼 몸을 누일 수는 없었지만 인체 공학적인 설계로 고속열차의 편안함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고속철도공단 차량처 김은태 팀장은 "의자, 카펫, 커튼 등 실내의 모든 제품은 프랑스 공업기준(NS)을 충족시키는 불연재로 돼 있다"며 "지난 2월 대구지하철 참사가 있은 후 화염방재 시험을 통해 다시 한번 검증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총 20량의 객차로 구성된 KTX 열차는 모두 935석의 좌석이 마련돼 있으며 2~5호실은 객실 통로를 사이에 두고 좌석 2개와 1개가 배치된 1등실, 나머지는 기존 열차와 마찬가지로 좌우 2개씩의 좌석이 배치된 2등실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1등실은 진행방향에 따라 회전 가능한 의자인데 반해, 2등실은 객차 한 가운데를 중심으로 좌석의 절반이 마주보도록 고정돼 있어 승객의 절반은 거꾸로 달리는 불편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승객들을 위한 각종 편의시설도 다양하게 갖췄다. 객차 사이 통로에는 짐이 많은 승객을 위한 가방보관대와 음료수 자판기, 냉장고와 오븐레인지가 설치돼 승객들이 예약하면 가져온 음식을 데워먹을 수 있도록 했다.

7일 시험 운행을 무사히 마친 고속철도공단 차량처 김영선 팀장은 "오는 3월까지 시험운행을 계속해 개통때까지 차량.전력공급.노선상태 등 모든 점검을 마치고 최상의 상태에서 승객을 맞이할 것"이라고 했다.

사진:내년4월부터 운행될 고속철 객차내부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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