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30년 봉사가 삶의 이유죠"

"분명히 잘 보살피고 내려왔는데 다음날 가보니 그 노인은 하늘나라에 가셨더라구요".

산골 외딴집에 홀로 사는 노인을 보살피는 일을 하고 싶다는 황분주(68.경북 고령군 쾌빈리)씨. 황씨는 7일 열린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 2003년도 연차대회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불우한 이웃과 노인들을 도운 공로로 상을 받은 황씨는 약사로 일하며 1972년 이후 30여년 동안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적십자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한 계기는 72년에 동네 할아버지들을 모시고 효도관광을 갔다가 오히려 할아버지들로부터 더 많은 사랑을 받은 것에 감동했기 때문. 그때부터 봉사의 참 기쁨을 알았다는 황씨는 고(故) 박정희 대통령의 영부인 고(故) 육영수 여사의 뒤를 이어 딸 근혜씨가 조직한 새마음 봉사단내 할머니 봉사회에서 열심히 활동했다.

그러나 그에게도 불만이 있다. 행정기관이 좀 더 적극적으로 후원을 하지 않는다는 것. 황씨는 16년동안 군 새마을 회장으로 활동을 하면서 한 번은 앞 못보는 노인들을 모시고 전북 김제 금산사로 여행을 갔는데 행정기관에선 한푼도 지원은 안해주면서 '왜 허락도 없이 갔느냐'며 경고조치를 내렸다.

최근에는 산에서 사는 노인들의 집에 찾아가 대소변을 받아주고 청소와 밥 먹여주는 일 등 봉사활동에 공을 쏟고 있는 중이다.

2남2녀에 교감으로 정년퇴임한 남편을 둔 황씨는 "경북 고령을 충효의 고을로 대표되는 곳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 "넓은 터에 각종 편의시설이 갖춰진 노인요양소를 지어 산노인 156명을 편안히 모셨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고 했다.

권성훈기자 cdro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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