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터뷰>제프리 존스 주한 미商議 명예회장

7일 대구전시컨벤션센터 5층 컨벤션홀에서 열린 '2003 대구중소기업인대회'.

대구시가 주최하고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대구경북지회와 (사)대구경북이업종교류연합회가 주관한 이 행사엔 뜻밖의 한 '이방인'이 초대돼 화제를 모았다.

제프리존스(51) 주한 미국상공회의소 명예회장이 바로 그 주인공. 사실 그는 미국 아이다호 출신의 이방인이기는 하지만 한국사람보다 '한국'을 더 잘 아는 외국인이다. 1971년 선교사로 한국땅을 밟아 34년째 국내에서 활동하며 최근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규제개혁위원회 위원으로 임명됐고, 전국경제인 국제협력위원회 자문위원회, 서울시 외국인투자자문위윈회 위원 등을 역임해 한국 경제의 '명'과 '암'을 꿰뚫고 있다.

제프리존스 회장은 이날 행사에 참석한 500여 대구 중소기업인들을 대상으로 한국인보다 더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하며 내년 경기 예측과 함께 국내 기업인들이 꼭 버려야 할 '악습'에 대해 1시간동안 강연했다.

그는 올해를 기점으로 국내 경기는 점차 회복세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3분기 경제 성장률(7.4%)이 80년만에 최고 수치를 기록하는 등 선진국 경기가 호전되고 있고, 국내 또한 내수침체에도 불구, 수출 성장세는 지속되고 있다는 것.

하지만 제프리존스 회장은 한국이 지금의 경기 침체를 극복하고 국민소득 2만불 시대로 진입하기 위해선 국내 기업 문화의 근본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기업 문화가 지양해야 할 첫번째 악습으로 지나친 '정(情)'을 꼽았다. 이는 한국인만의 고유한 정서지만 무한 경쟁체제의 기업 현실이 정에 얽매여선 결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것. 누구 부탁으로, 자신과의 인척관계때문에 투자를 시작한다면 '백전백패'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제프리존스 회장은 보증을 서달라는 국내 기업 부탁을 거절해 '왕따'당한 자신의 과거를 실례로 들며 기업인은 투자할 곳에만 투자해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강조했다.

그는 또 지나친 저축 문화는 경기 회복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한국 금융기관들 경우 '돈'을 주체못해 투자를 않고 있다는 것. 로또의 지난 1년간 판매액은 무려 3조원으로 이 돈만 시장에 풀려도 우리 경제는 단번에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이다.

제프리존스 회장은 "한국기업들이 버려야 할 마지막 악습은 '재벌병'이다. 한국 기업은 조금만 사업이 잘돼도 업종에 상관없는 문어발식 확장으로 기업 크기부터 부풀리려 한다"며 "일단 핵심 사업에 집중해 그 분야부터 세계 일류를 지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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