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주도 우도에서는 내년 봄 개봉예정인 영화 '인어공주'의 공개촬영이 한창이다.
그곳에서 만난 전도연(30)씨와 박해일(26)씨는 섬사람마냥 얼굴이 시커멓게 그을려 있었다.
전도연이 1인2역을 맡아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인어공주'는 20대 여주인공이 우연히 부모의 젊은 시절로 돌아가 그들의 사랑 이야기에 동참한다는 판타지 멜로물. 박해일은 섬마을 집배원인 여주인공 아버지의 젊은 시절 모습으로 등장한다.
"전 이제 우도 청년 다 됐어요. 이곳이 너무 좋아요. 눈에 들어오는 모든 곳이 절경이거든요". 박씨는 "수개월째 이곳에 살다시피 하면서 우도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살인의 추억에서 보여줬던 우유빛 피부와는 달리 너무 많이 타서 흰 치아만 유난히 두드러져 보였다.
그러자 옆에 있던 전씨가 "해일씨는 좋은 절경을 감상할 여유라도 있지만 저는 추운 물 속 촬영이 많아 너무 힘들다"고 손사래를 쳤다.
1인 2역의 연기가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두 캐릭터의 성격이 너무 차이가 나서 연기는 힘들지 않지만 같은 장면에 함께 등장할 때가 다소 어렵다"고 말했다.
없는 인물을 상대로 보이는 것처럼 연기해야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영화촬영에 들어가기 전부터 그녀는 스킨스쿠버와 전라도 사투리를 미리 공부했단다.
'스캔들' 촬영이 끝남과 동시에 강행군을 또하는 이유에 대해 전씨는 "감독님이 제가 아니면 이 배역을 맡을 여배우가 없다고 해서 혹했지요. 헤헤"라며, "그것보다 시나리오가 너무 재미있고 또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씨도 맞장구를 쳤다.
"영화 내용이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사실 개인적으로 저희 부모님이 어떻게 만나 사랑을 하고 결국 결혼까지 하게 됐는지 참 궁금했지요. 그런데 이 영화는 이 세상의 모든 아버지, 어머니를 바로 그 시절로 돌려놓은 영화잖아요. 꼭 해보고 싶었던 역할입니다".
박흥식 감독은 "힘들고 바쁘게 살아오느라 아름다웠던 젊은 시절을 미처 즐기지 못한 우리 부모님 세대에게 조금이나마 보상을 해드리고 싶어 이 영화를 연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세상 모든 부모님들은 당시의 너무나 힘든 현실로 인해 젊은 시절을 송두리째 빼앗겼던 것 같아요. 그분들께 이 영화를 바칩니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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