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환경포럼' 대구 교사 대상 설문조사

지난 6일 대구문화예술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맑고푸른대구21추진협의회(사무국장 류병윤) 주최 '환경포럼'에서는 최근 대구지역 초.중.고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벌인 '환경 관련 인식'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됐고 환경교육 방안들도 논의됐다.

2003년 '세계 물의 해'를 기념해 열린 이날 세미나에는 곽홍탁 대구환경교육연구회장, 전은정 대구가톨릭대 겸임교수, 이태관 계명대 환경학부 교수, 전진권 대구상수도사업본부 급수부장, 구영수 대구시 환경정책과장 등 민.관계 환경전문가들이 참가했다.

류병윤 사무국장은 "21세기 물 부족과 수질오염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국가단위뿐 아니라 지역단위에서도 활발한 물 사랑 실천활동이 요구된다"며 "특히 이번 토론회는 현 세대의 환경인식실태를 알아보고, 미래세대를 위한 환경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행사취지를 밝혔다.

◇교사들, 10명 중 3명 "수돗물 더 나빠졌다"

대구의 교사 10명 중 8명은 최근 5년 전의 수돗물과 비교할 때 수질이 더 '나빠졌다'(3명) '보통이다'(5명)라고 응답한 반면, '좋아졌다'고 응답한 교사는 2명에 불과해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곽홍탁 대구환경교육연구회장이 대구시내 초.중학교에 재직중인 교사 700여명을 대상으로 지난 7월초 벌인 물 사용 실태 및 물 사용 인식에 대한 설문조사결과, 밝혀진 것이다.

응답자들은 주로 사용하는 물이 끓인 수돗물, 정수기를 이용한 수돗물, 생수, 약수 등이라고 꼽았는데 정수기 물과 생수 수질에 대해선 신뢰하는 편이지만 수돗물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불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돗물을 불신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수도관의 노후'가 230명(40%), '상수원수 오염'이 189명(33%), '정수처리 미흡'이 82명(14%), '물탱크 청소관리'가 55명(10%)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곽 회장은 '생수나 약수가 건강에 좋아서(44명, 41 .90%)''수돗물에 해로운 물질이 들어 있을 것 같아서(38명, 36 .19%)'라는 응답이 78%로 조사돼 수돗물에 대한 막연한 불신감 때문에 생수나 약수를 더 신뢰한다고 분석했다.

곽 회장은 이어 "교사들이 고도정수처리와 하수처리에 관해서는 모르는 경우가 많았으며 생활용수의 절수 노력 및 수질오염을 줄이기 위한 행동은 잘 숙지하고 있었으나 환경친화적인 하수처리 실천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모르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교사들 절반, 환경교육 체험 없어

전은정 교수는 대구시내 초.중.고교 교사 6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6%가 학교환경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으나, 환경 관련 연수나 교육.강연에 참가했던 경험은 전혀 없다는 응답이 절반 이상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환경관련 연수를 경험했다고 응답한 교사 가운데서도 33%가 1, 2회의 교육을 받았다고 했고, '5회 이상'의 교육받은 경험이 있는 교사는 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대기오염' '수질오염' '토양오염' '소음진동' '악취' '자연환경 및 생태계 파괴' '생활쓰레기 처리' '산업폐기물 및 유독성 화학물질 처리' '해양오염' '지구온난화.오존층 파괴 등 지구환경문제' '식품오염(환경호르몬 등)'의 11개 항목에 대한 교사들의 관심도를 측정한 결과 관심도에 비해 이들 문제를 덜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것.

또한 교사들의 절반 가량이 환경을 독립과목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응답했으나 중학교의 경우 111개교 가운데 27개 학교(24%)만 환경을 가르치고 있으며, 고등학교의 경우는 82개교 가운데 24개 학교(30%)에서 환경수업이 이루어지는데 그치는 것으로 집계됐다.

환경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이유와 관련, 초등학교 교사들은 '수업시간의 제약' '자료부족'이라고 응답한 경우가 많았고, 중.고교 교사들의 대부분은 '입시위주의 교육현실'이라고 응답했다.

전 교수는 "제도적으로 학교내에서 환경교육이 강조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 학교현장에서의 환경교육 내실화는 미흡한 실정"이라며 "우선적으로 교사들에게 환경관련 연수 기회를 부여하고, 환경을 독립교과목으로 채택하는 등의 방안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교사들, 환경연수 기회 절실

류병윤 사무국장은 "초.중.고교 교사를 통한 학교환경교육이 파급효과가 가장 효과적이고 교육의 성과가 클 것으로 판단해 먼저 학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환경의식 수준을 조사했다"며 "그 결과 환경교육과 관련된 교사연수를 통해서 미래의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물사랑 실천'의 생활화 방안과 대책을 수립하는 등 제도적인 교사 연수 프로그램의 개발이 수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구영수 대구시 환경정책과장은 "환경 관련 연수.교육.강연에 참가한 경험이 없다는 교사가 절반이나 될 정도로 환경현장교육이 열악하지만, 현장방문.체험교육을 희망하시는 교사가 그 이상이라는 점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며 "교사들의 환경지식 수준을 높이기 위해 교육청과 대구시가 협의, 홈페이지 등을 통한 적극적인 자료개발과 제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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