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졸레 누보(beaujolais nouveau)는 프랑스 리용의 보졸레 지역에서 갓 따낸 햇포도를 단기 숙성시켜 만든 와인이다.
6개월 이상 숙성시키는 일반 와인과는 달리 9월초에 수확한 '가메'라는 품종의 포도를 4~6주 발효 숙성시켜 만든다.
햇곡식처럼 한시적 희소성이 있는데다 숙성된 와인에서 느낄 수 없는 신선한 포도의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다.
또 탄닌이 적어 떫은 맛이 적고 부드러워서 평소 와인을 즐기지 않는 사람도 부담없이 마실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보졸레 누보는 보졸레 사람들이 2차대전 이후 처음 만들어 마셨는데 1950년대초까지는 싸구려였다고 한다.
그러나 1970년대초 죠지 뒤뵈프라는 양조업자가 '햇'와인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붐을 일으켰다고 한다.
숙성기간이 짧아 4개월 안에 마셔야 하는 단점을 신선한 햇포도주라는 장점으로 역전시킨 것이다.
특히 11월 셋째주 목요일 0시를 기해 일제히 판매를 시작한다는 절묘한 마케팅 기법이 보졸레 누보를 대단한 와인으로 격상시켰다.
▲올해는 보졸레 지역 8월 일조량이 사상 최고를 기록할 정도로 폭염이 쏟아지는 바람에 포도 수확기가 앞당겨져 역사상 가장 이른 지난 8월 12일 첫 수확을 했다고 한다.
보졸레 포도원 사상 가장 이른 수확일은 1822년과 1947년의 8월 25일이었는데 그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폭염 덕에 당도가 매우 높고 숙성도 길어 예년보다 맛이 한결 좋은 최고의 상품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면에 수확량이 적어 값은 지난해보다 20% 이상 오를 것이라고 한다.
▲올 11월 셋째주 목요일은 20일이다.
벌써 세계적으로 보졸레 누보 판촉전이 뜨겁다.
여기에 한국이 빠질리 없다.
우리나라 보졸레 누보 수입량은 2000년 16만병에서 2001년 43만병, 2002년 44만병을 기록했다.
올해는 얼마나 팔릴지 알 수 없지만 열기를 볼때 새로운 기록을 만들것 같다.
특급호텔을 비롯한 식음료 판매장들은 고객 끌기 홍보전에 돌입했고 13일부터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대형 화물 전세기 11대가 동원돼 한국과 일본에 보졸레 누보 350만여병을 공수할 예정이라고 한다.
▲보졸레 누보가 우리나라에서 관심의 대상이 된 것은 와인 붐이 일면서부터다.
소수 애호가들이 찾던 와인이 심장병 동맥경화증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몇년 전부터 거의 대중화 수준에 접어든 것이다.
올해는 사상 최고 품질이라는 홍보가 가세해서 일대 선풍이 불지 않을까 하는 예상도 있다.
아마 동네슈퍼에도 '보졸레 누보 입하'라는 전단이 나붙을지 모를 일이다.
부화뇌동보다는 와인 마실때의 절제된 매너만큼 품격도 지켜지는 바람이었으면 한다.
김재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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