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교육의 본래 모습

21세기를 세계화시대라 한다.

그래서 우리나라도 국제화 시대에 걸맞은 문화적 수준과 정서를 함양하고 세계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교육을 강조하게 됐다.

이에 대한민국의 모든 부모들은 자식들이 치열한 경쟁에서 생존할 수 있도록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 자식교육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 결과 어머니 배 안에서 영어를 듣고, 어려서부터 온갖 학원을 다니며, 방학에는 여기저기로 현장학습을 떠난다.

더욱이 정부가 주장하는 전인교육은 다재다능하고 조화로운 사회인을 목표로 삼고 있으므로 전인교육과정을 잘 습득하며, 누구나 교양있고 능력있으며, 유머스럽고 재치있는 '귀족'이 된다.

거리를 다니는 청소년 누구에게나 물어보라. 그들 대부분은 영어를 배우고, 피아노를 치며, 웅변학원을 다녔고 수영을 배웠으며 그림을 그렸다.

이렇게 자란 아이들이 성인이 되면 귀족외에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거리를 청소하고, 땀 흘리는 생산현장에서 노동을 즐겨하며, 힘들고 어려운 조직 속에서 조화로운 경제인이 될 수 있겠는가?

예부터 교육의 진정한 의미는 인성교육이 그 첫 번째이고 다음이 지식교육이다.

저마다 타고난 성격의 모난 부분을 인성교육으로 가꾸고 사회에 이로운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모든 사람이 행복하고 평안하게 살 수 있는 터를 만들어가는 사람이 되는 것. 이런 사람이 제대로 교육을 받은 사람이다.

그런데 오늘 날의 전인교육은 세계화 시대에 맞는 경쟁적 시장경제원리를 적용하다보니 본래의 의미가 변색돼 인성교육보다 지식교육이 강조되고, 성실과 화합보다 쟁취와 독선이 판을 치는 현실이 됐다.

이제부터라도 교육의 목표를 새로이 정립할 필요가 있다.

이 땅의 부모들이 전인교육의 의미를 바로 인식하고 교육할 수 있는 진정한 용기가 필요한 때가 된 것이다.

우리의 자녀들이 미래를 살아가는데 정작 필요한 교육, 그것을 이 사회의 기초가 되는 가정에서 이룩한다면 자식교육을 위해 너도나도 이 나라를 등지는 세태를 조금이나마 고칠 수 있을 것이다.

자식들에게 땀의 의미를 알게 해주고,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사는 지혜를 가르쳐주는 교육이 하루속히 정착되기를 바란다.

박모라 상주대 교수.식품영양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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