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남문화.문화단체-안동대학교 박물관

안동지역은 유.불 전통문화의 본향이자 보고다.

그러나 이를 체계적으로 연구, 수집, 보존해 대중과 교감하는 역량은 매우 취약하다.

이런 상황에서 안동대학교 박물관(관장 임재해)의 존재는 돋보인다.

박제된 지역 전통문화에 새생명을 불어넣고 대내외적으로 안동문화에 대한 인식을 높여가고 있다.

안동대 박물관은 지난 79년 안동대 개교와 함께 안동초급대학 부설 박물관 소장품을 인수해 명륜동 캠퍼스 2층에 개관됐다.

(전신은 안동교육대학 박물관으로 74년 대학박물관협회에 가입됐다.

) 하지만 당시 박물관은 대학의 구색을 맞추기 위한 부속기관에 지나지 않았다.

80년대 중반에 들어 잇단 문화재 발굴사업과 총서 발간에 나서면서 비로소 제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안동 서삼동 고려고분 벽화발굴을 시작으로 임하댐 수몰지구 문화재 지표조사, 임하사지, 사의동 고분군, 안동막동.태화동 고분군, 정상동 고성이씨 문중묘 등 각종 개발사업으로 사라지는 경북북부권 사적발굴을 도맡았다.

이러한 발굴사업으로 역사, 고고, 민속자료를 수집, 최근까지 국가지정문화재 등 6천여점을 소장하게 됐다.

또 발굴사업과 병행해 총서를 발간하면서 학술적 고증과 관련 연구과제 기반을 다졌다.

특히 안동대 박물관은 고유기능인 전시분야를 활성화해 지역민은 물론 안동을 찾는 외지인에게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지난 95년부터 '안동의 옷' '유곡역 고문서' '사진으로 보는 조선 1892' '퇴계학맥의 독립운동' 등의 주제로 올해까지 9차례 전시회를 개최했다.

이중 지난 98년 개최한 '450년 만의 외출'은 커다란 반향을 불렀다.

그해 4월 안동시 정상동 고성(固城) 이씨 문중묘 이장때 수습한 이정명의 처 일선 문씨와 친손자인 이응태(1556~1586)의 시신과 부장품을 다룬 전시회였다.

원형의 미라로 발견된 문씨의 사진모습과 염습 복식 110여점, 이응태의 형과 처가 쓴 한시와 언문편지를 공개해 상장례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제공했고 이들의 애틋한 가족애를 알려 구름 관객을 모았다.

관장과 학예연구사 각 1명, 소수의 대학원생들, 빠듯한 예산으로 이러한 성과를 이뤘다.

그러나 박물관 수장고 건립문제는 시급하다.

본관건물 곁방에 마련된 70평으론 소장 유물을 보관하기에 턱없이 비좁다.

이 때문에 최근 발굴한 울진 덕신리 고분군 유물 1천여점은 박물관 사무실 한쪽에 쌓아두고 있는 형편이다.

안동대학교 박물관 권두규(45) 학예연구사는 "최근 목포대학과 순천대, 전남대 등이 속속 첨단 대형 박물관을 신축하고 있다"며 관계기관과 지역민들의 지원과 관심을 당부했다.

안동.정경구기자 jkgo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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