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를 인정하면서도 명분과 반대 목소리에 밀려 표류하던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마침내 해결의 전기를 마련한 것은 한국 경제로서는 큰 수확이다.
FTA에 반대해왔던 20개 농민단체가 13일 농어촌특별세 연장, 이자 및 농가부채 추가 경감 등 정부의 조건부 지원을 전제로 국회 통과를 찬성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것이다.
물론 조직력이 강한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8개 단체는 여전히 FTA 비준에 반대하고 있어 성급하게 결론을 내릴 수는 없지만 농민단체와 일단 견해차를 좁힌 것은 '대화와 타협'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준 쾌거가 아닐 수없다.
FTA는 피할 수 없는 범세계적인 조류다.
2005년말까지 지구촌에서 300여개 FTA가 발효될 것으로 예상되는 마당에 우리는 단 하나의 FTA도 발효시키지 못한 나라로 이미 해외시장에서 많은 불이익을 받고 있다.
이러고도 어떻게 세계무역 12대 강국이라고 자처할 수 있겠는가.
특히 칠레와의 FTA는 국가적 신뢰가 걸린 문제다.
지난 2월 정부간 합의 후 칠레는 일찌감치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인데 우리는 국회 비준을 거치지 못했으니 해외 시장에서 한국을 보는 눈이 곱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이미 올들어 9월까지 대(對)칠레 수출은 직물과 무선통신기기가 전년 동기 대비 37% 정도 줄었으며 냉장고와 영상기기 수출도 20% 이상 감소했다.
수출 1위인 자동차의 경우 이대로 가면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20%대에서 내년에는 15%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제 한.칠레 FTA가 순조롭게 진행돼 무역자유화에 대한 우리의 의지와 추진력을 대외에 과시해야한다.
이미 싱가포르와는 1년 이내 FTA 체결을 하자고 합의했으며 일본과는 2005년 체결을 목표로 올해 안에 정부간 교섭을 개시하기로 했다.
조만간 한중일 동북아 3국의 관세장벽 철폐는 물론 조만간 아세안과도 지역공동체를 형성하지 않으면 안 될 운명이다.
따라서 지금이 바로 한.칠레 FTA를 통해 '세계화'를 지향하는 한국경제의 참모습을 보여줘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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