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중소기업들의 신(新) 수출 시장으로 '인도'가 뜨고 있다.
그러나 인도정부가 유.무형의 무역장벽을 강화하면서 상당수 수출업체들이 현지 시장 공략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철저한 사전 준비가 절실하다.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부에 따르면 2003년 9월말 현재 대구 기업의 인도 수출액은 4천37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3천395만달러)보다 28.7% 증가했다.
이 가운데 전자.전기 제품(107만2천달러)의 경우 무려 10배 이상 급신장했다.
자동차부품, 섬유, 전자.전기 제품 등 거의 모든 부문에서 급성장세를 보인 경북(3억2천228만달러의)의 수출액도 120.2%로 늘어났다.
지난 10년간 매년 6%대의 고성장을 유지해 중국에 이어 아시아권에서 가장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인도는 매년 수출이 17% 이상 성장하고 있으며 정보기술(IT)산업은 연간 30% 이상의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지사까지 설립해 현지 시장 공략을 가속화, 인도 수출액에서 지역 수위를 다투는 (주)대구텍 해외영업팀 김광 인도 담당은 "인구 10억이 넘는 대국으로 첸나이, 뉴델리, 방갈로, 뭄바이 등 도시 곳곳에 대규모 산업단지가 조성되고 있다"고 인도시장의 뜨는 분위기를 전했다.
현대자동차에 서브 프레임을 납품하는 (주)화신은 지난해 8월 인도 남부 첸나이에 200억원을 투자해 현지법인을 설립한 뒤 올해도 두 차례에 걸쳐 50억원을 재투자했다.
올해 240억원 매출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현대차의 현지 시장점유율이 30%로 초고속 성장하여 월 생산량을 기존 15만대에서 20만대로 늘리지 않을 수 없었던 것.
정서진 화신 이사는 "최근 2, 3년간 중국에 이은 제2의 아시아 거점으로 자리매김한 인도는 향후 유럽 진출 교두보로 급부상할 것"이라며 "앞으로 4, 5년간 지속 성장이 확실시된다"고 밝혔다.
한국기업에 대한 인도인들의 선호도도 높아서 현대차 인도법인의 지난달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4% 늘어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기대 이상의 현지 판매량에 힘입어 지난 7일 인도 뉴델리 인근 노이다 공단에서 윤종용 부회장을 비롯, 아쇽 프라단 인도 정보통신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냉장고 공장 준공식을 가졌다.
그러나 일본, 중국 및 동남아 국가들의 잇단 인도 시장 진출로 고관세가 매겨지거나, 인도 정부의 자국기업 우대정책으로 인한 해외기업에 대한 규제가 강화하면서 현지에 진출해 있거나 진출하려는 지역 기업들의 어려움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인도 시장에서 '고배'를 마신 기업도 적지 않다.
배터리를 생산하는 구미공단내 모 전자업체 경우 지난해 3월 인도 정부로부터 반덤핑 제소를 당했다가 올 9월에야 겨우 수출을 재개했다.
현대, 삼성 등 국내 대기업들이 현지 브랜드 마케팅에 성공하여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이 선풍적 인기를 끌자 인도 정부가 강행한 자국 제품 보호 정책의 강풍을 맞은 것.
이 회사 민성욱 해외영업팀장은 "인도시장은 분명 매력이 있지만 자동차, 가전제품 이외 시장진입에 성공한 기업을 찾아보기는 힘들다"며 "무턱대고 달려들지 말고 현지 시장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단계별 마케팅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충고했다.
지역 섬유업체로는 최초로 3년전 인도 시장을 개척한 (주)서광무역 노동환 서울무역부 해외영업 과장은 "매년 수출이 신장되고 있지만 중국산 제품의 저가 공세로 올해는 지난해만 못하다"며 "인도시장에서 성공하려면 현지 분위기 파악과 사전 시장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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