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교실 밖 교실-밖에서 배운다(메주만들기)

예로부터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음력 10월쯤부터 기초 음식인 간장, 된장을 만드는 일이 시작된다.

요즘 도시에서는 된장을 만들기 위해 콩을 쑤어 메주를 만드는 가정이 거의 없다.

지금의 부모세대는 콩을 쑤어 메주를 만드는 풍경이 그리울지도 모른다.

아이들과 함께 메주 만드는 곳을 찾아가 전통 발효식품을 직접 만드는 체험을 해보자. 메주를 만들다 보면 전통 음식에 대한 호기심으로 우리 먹을거리에 대한 애정이 생길 수도 있다.

◇어디로 갈까

막상 메주 만들기 체험을 위해 수소문하거나 인터넷을 뒤져도 쉽게 찾기가 힘들다.

대구에도 많진 않지만 동구 매여동의 매남마을과 가창 우록지 인근의 두레마을 등을 찾으면 된다.

▲매남마을=농촌체험시설로 지정된 매남마을엔 10여 가구가 2곳의 농장으로 나누어 협동 생산하고 있다.

반야월 저탄장에서 북쪽으로 4km 남짓 거슬러가면 그야말로 물 좋고 공기 좋다는 표현이 알맞은 곳이다.

이곳의 특징은 협동 농가들이 메주 원료인 콩을 직접 생산, 조달한다는 점. 체험을 하고 싶다면 11월 셋째 주까지는 가능하다.

체험을 한 후에 가족이 먹을 수 있을 만큼의 메주를 만들어 두었다가 내년에 간장과 된장을 만들 수도 있다.

보통 1kg에 만원 정도 들이면 체험도 하고 보관도 가능하다.

053)962-9176, 962-3775

▲가창두레마을=가창 우록 마을을 지나 산중턱에 있는 두레마을은 천여개의 장독이 장관을 이룬다.

이곳 역시 하루 전에 연락을 하면 체험을 할 수 있다.

이곳은 지하 150m 암반수로 메주를 만드는 게 특징이다.

053)767-6343

◇메주는 언제부터 생겼을까

우리 조상은 언제부터 메주를 만들었을까? 메주를 만들러 가기 전에 메주의 유래를 안다면 체험이 더욱 흥미롭다.

메주의 원료인 흰 콩의 원산지는 만주 남부로 알려져 있고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고구려의 옛 땅인 '맥'이 그 발생지이다.

따지고 들면 우리나라가 콩의 원산지인 셈인데 약 4천년 전부터 콩을 재배, 생산했다

우리가 즐겨먹는 간장이나 된장과 같은 장류는 원래 중국에서 왔지만 중국과는 다른 우리만의 독특한 방법으로 재창조된 것이다.

메주를 만들기 시작한 건 약 2천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초기에는 간장과 된장이 섞인 걸쭉한 형태이던 것이 삼국시대에 와서 간장과 된장을 따로 만들었다

이후 8, 9세기 경에 일본으로 전파되었고 일본 된장인 '미소' 된장이 만들어졌다.

◇메주만들기

된장 맛은 메주를 어떻게 어디에서 만드는가에 따라 달라진다고 한다.

햇콩이 음력 10월에 추수된다는 점이 초겨울에 메주를 담그는 이유기도 하지만 결정적인 이유는 추운 겨울엔 메주균 외에 다른 잡균이 잘 번식되지 않기 때문이다.

물과 공기, 바람과 햇빛과 짚이 빚어내는 자연의 선물인 메주 만드는 방법을 알아보자.

▲콩 준비하기=메주콩은 햇콩을 준비하고 깨끗이 씻은 다음, 콩을 삶을 가마솥과 장작을 준비한다.

이때 콩 분량의 3배의 물로 실온에서 12시간 정도 물에 담가 둬야 한다.

▲콩 삶기=콩을 가마솥에 넣고 장작불로 2시간 이상 푹 삶고 3~4시간 뜸을 푹 들인다.

콩을 속성으로 찌거나 가스불로 삶은 콩은 뜸이 덜 들기 때문에 분해효소가 잘 침투하지 못한다.

그러면 장맛이 떨어진다.

뜸 들이는 중에 위, 아래를 한 번 뒤집어서 골고루 뜸이 잘 들게 한다.

메주가 진한 갈색을 띠고 미생물이 고루 활동하기 위해서는 뜸 들이기가 중요하다

▲콩 갈기=콩쪽이 드문드문 있을 정도로 간다.

오염되지 않은 볏짚을 꼬아 메주를 묶을 준비를 한다.

▲메주만들기=간 콩을 흰 보자기에 먼저 싸서 메주 틀에 넣고 발로 꾹꾹 밟는다.

골고루 잘 밟아야 부서지지 않는다.

▲메주 매달기=볏짚을 깔고 약 2주 동안 자연 건조시킨 후, 볏짚으로 메주덩어리를 묶어 따뜻한 방 안에 겨울 동안 매달아 둔다.

메주를 묶는 짚은 오염되지 않은 것을 쓴다

볏짚에는 메주를 분해하는 고초균 등 여러 유익한 균이 많이 있다.

메주가 마르면서 볏짚에 있는 메주균과 효소가 작용하게 되고 하얀 곰팡이가 핀다.

▲메주 말리기=온도와 습도를 잘 맞추어야 한다.

온도보다 환기가 더 중요하다.

낮에는 창문을 많이 열어 바람이 잘 통하게 하고 밤에도 창문을 조금 열어 놓는다.

겨울 동안 매달아 두었던 메주는 봄에 4주간 재우기를 하게 되는데, 큰 메주덩어리가 건조되면 전통 메주가 완성된다.

잘 띄워진 메주는 흰색이면서 갈색과 흰곰팡이가 겉 표면으로 나온 것이 좋고, 속은 황갈색이 좋다.

▲장 담그기=장 담그기에 알맞은 철로 음력 정월부터 3월초 사이에 담가 왔으며, 특히 정월에 담근 장맛을 최고로 쳤다.

저온일 때 담근 장이라야 쉽게 변질되지 않고, 또 날씨가 풀림에 따라 골고루 알맞게 익어 특유의 감칠맛이 난다.

김경호(체험교육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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