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말에세이-경륜이 필요한 사회

오늘날 우리사회는 말이 많고 불평하는 소리가 큰 사람들만 뒤돌아보는 사회로 변모해 가고있다.

지난 대통령 선거 때 젊은 유권자들이 인터넷을 통한 정치참여로 '선거혁명'을 일으킨 것을 직시하면서 현장의 목소리의 위력을 더더욱 실감하게된다.

그래서 정치계의 물갈이를 위해 '젊은 피의 수혈'이라는 용어를 서슴없이 쓰면서 기성세대를 무작정 교체하?하는데 많은 유권자들이 동의하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정치개혁은 젊은이들만이 주체가 될 수 있단 말인가?

지금은 정치개혁의 대상자 자신들이 오히려 정치개혁의 목소리를 더 높이면서 자기들의 정치적 입지를 계속 유지하려고 산적한 국정을 뒤로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자기들의 이익만 앞세워 완전 선거 공영제를 하루아침에 합의하는 것을 보면 정말 한심스러운 일이다.

보라! 정치개혁 주체임을 자처하면서 입성했던 386세대가 정치개혁에서 특검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있는 현실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

오늘날 국가의 목적이 '복지국가 건설'을 지향하고 있다면 각계 각층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여론 정치가 필수적이다.

그렇다면 정치일선에서 일할 사람도 청겴?노년이 함께 참여하면서 그 연령대에 걸맞은 역할을 담당해야 균형 잡힌 정치가 될 것이다.

기성세대들에게 다소간의 과오가 있다고 해서, 또 그 죄책감에서 할 말을 못한다고 해서 그들 모두를 도태시키려 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오늘날 현실은 기성세대들의 과오도 있었지만 국가발전을 위해 불철주야 앞만 보고 뛰어온 역군들임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이제 그 역할을 다했다고 해서 뒷방으로 밀어내려고 하는 현실을 보면서 기성세대의 한사람으로서 오히려 이러한 현실을 바로잡아야한다는 책임감마저 들게 하는 요즈음이다.

지금 정치전반에 걸쳐 잘못되어가고 있는 상황을 바로 잡기 위해서 올드세대들은 지난 현직때의 경륜을 바탕으로 적극 사회에 참여하는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노인들을 원로라고 하지 않는가? 이들이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있으면 국가가 급변하는 사회의 소용돌이 속에서 빠져나오기 힘들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는 침묵하는 다수의 의견이 마치 자기들과 같은것으로 생각한다.

툭하면 '다수 국민(주민)이 원해서'라는 대의명분을 내세우곤한다.

이럴 때 다수국민(주민)의 뜻이 그렇지 않다고 강변해야하는 것처럼, 올드세대의 뜻도 분명히 밝힐 필요가 있다.

때늦은 감이 있지만 대구시가 '노인복지정책 개발팀' 운영을 통해서 고령화시대에 대비, 실버산업 활성화 등을 추진한다고 하니 올드세대들은 쌍수를 들어 환영하는 바이다.

이제 노인들도 노인정이나 공원에 모여 앉아 산발적으로 노인복지에 대한 불평만 하지 말고 공개된 장소에 나와서 자기 소신껏 건설적인 의견을 제시함으로써 대구시나 정부가 노인복지정책을 입안함에 있어서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

그런 다양한 현장의 목소리 중에서도 그 중요성과 가려서 사려깊은 우리의 다수 의견을 결집하여 제안한다면 큰 무리가 없는 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귀 기울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실제로 우리들의 단결된 힘이 강력한 배경으로 작용해야 하고, 현장의 목소리가 조금도 왜곡됨이 없이 생생하게 들리도록 많은 회원들이 동참함으로써 다수의 의견임을 입증해야 한다.

우리는 이제 목소리만 높은 사람들이 그들 편의대로 이끌려고 하는 위장술에 매도되어서는 안될 것이고, 정치적으로 이용되어서는 더욱 안될 것이다.

순수하게 노인들의 지위향상과 복지증진을 위해서 늘 산발적인 불평밖에 할 수밖에 없었으나 구심점을 이뤄 대구시와 나아가서는 국가의 노인정책 입안에 참여해야 할 것이다.

때마침 노인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을 수 있는 '대구시니어포럼' 이 창립됐다.

이는 노인문제는 노인 스스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표출하는 장으로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올드세대의 식견과 목소리가 우리사회에 힘차게 울릴 것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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