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반의회적 발상" 한.민 즉각 반발

노무현 대통령이 16일 특검법 거부권 행사를 시사하고 나섬에 따라 거부권이 행사됐을 경우 재의결을 위한 한나라.민주 양당의 공조가 재연될지 여부가 주목된다.

양당은 이날 노 대통령의 특검 거부권은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이라는 기자간담회 발언에 대해 반의회적 발상이라고 지적하고 즉각적인 특검 수용을 촉구하며 같은 보조를 취했다.

특히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뜻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만큼 당장 재의결이 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분위기다.

이같은 양당의 입장으로 보아 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재의결을 위한 공조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일치된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특검에 대해 요지부동이고, 민주당도 지난 10일 국회 표결에 앞서 한나라당과의 공조에 대한 내부 비판으로 전열이 흐트러지기도 했지만 지난주에 특검을 당론으로 정했다.

한나라당의 이재오 사무총장은 17일 상임운영위원회에서 "노 대통령의 특검 거부권 행사에 대비해 특검의 불가피성을 알리는 현수막과 포스터를 중앙당과 전 지구당에 내걸고 같은 내용의 스티커를 당 소속 전 차량에 부착하는 등 전면적인 홍보전을 펼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특검을 거부하겠다는 노 대통령의 생각이 지난 6월부터 청와대 민정수석실을 포함, 15개 사정기관이 참여한 가운데 매달 개최되어온 사정기관실무회의의 논의를 거쳐 나온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청와대에 사실 여부를 밝힐 것을 촉구하는 한편 이 회의를 해체하든지 아니면 회의 때마다 그 내용을 공개할 것을 요구하기로 했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도 "대북송금 특검은 수용하면서 측근비리 특검을 거부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다"면서 "국회의원 재적 3분의 2 이상이 찬성했고 국민 대다수가 지지하는 특검을 빨리 수용하는 것이 옳다"고 맞장구쳤다.

조순형 의원은 "특검이 가동되려면 최소한 40일은 소요되는 만큼 그때까지 검찰 수사를 마무리하면 된다"며 "본인 측근들에 대한 특검인데 대통령이 거부하면 되겠느냐"고 말했다.

추미애 의원도 "방탄 특검의 성격이 있다해도 특검법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며 "청와대 내부의 시각만으로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옳지 않다"고 말했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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