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휘발유 절도 용의자 수갑찬 채 달아나

고압송유관에 구멍을 뚫고 휘발유 수십만ℓ를 훔친 절도 용의자가 경찰에 붙잡혀 파출소에서 조사를 받던 중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수갑을 찬 채 달아났다.

16일 새벽 0시40분쯤 (주)SK 송유관을 통해 휘발유를 훔친 혐의로 체포된 서모(32.대구시 달성군 현풍읍)씨가 영천시 북안면 북안파출소에서 조사를 받던 중 달아났다. 서씨는 15일 오후 4시쯤 영천경찰서 남부순찰지구대에 검거돼 조사를 받고 있었으며, 경찰은 도주 직후 추격에 나섰지만 날이 어두워 놓쳤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결과 서씨는 지난 2월 북안면 북리 이모(68)씨의 빈집을 월세 100만원을 주고 빌렸으며, 창고에 기름탱크까지 설치하고 조직적으로 송유관의 휘발유 절취를 계획한 것을 드러났다.

서씨는 이씨 집 뒷산의 (주)SK 고압송유관 매설지역을 파낸 뒤 지름 300mm의 강철제 송유관에 구멍을 뚫고 지름 15mm의 특수고압호스를 300여m 떨어진 이씨 집까지 연결해 주로 휘발유만 빼내 팔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서씨가 하루 휘발유 3천ℓ이상을 훔쳤으며, 전체 절도량은 수십만ℓ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영천경찰서 남부지구대는 범행사실을 제보받고 지난 13일부터 이씨 집 주변에서 잠복했으며, 15일 오후 4시쯤 승합차를 타고 온 서씨를 파출소앞 검문소 부근에서 몸싸움 끝에 붙잡았다.

경찰에 검거된 서씨는 밤 늦게까지 수사가 진행되자 소파에 앉아 조는 시늉을 하다 달아났으며 서씨가 달아날 당시 북안파출소에는 남부지구대 소장 이모 경위 등 경찰관 4명과 전경 1명이 있었다.

서씨가 달아남에 따라 최소한 2, 3명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공범 검거는 물론 경찰의 국내 송유관 기름 절도단 수사도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서씨는 키 170cm 가량에 짧은 머리를 하고 있으며, 달아날 당시 검정색 바지, 베이지색 티셔츠, 밤색 구두를 착용했다.

경찰은 영천경찰서에 수사전담반을 구성하는 한편 서씨 연고지로 수사대를 급파하고 경찰력을 동원, 주요도로에서 검문검색을 하고 북안면을 중심으로 주택, 야산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영천.서종일기자 jiseo@imaeil.com

사진:경찰관이 휘발유 절도현장에서 송유관과 연결된 특수고압호스를 살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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