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부싸움 잘만하면 '약'된다

'일단 싸워라!'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고 했지만 부부싸움이 파경으로 치닫는 경우도 적잖다.

그렇다고 부부싸움을 피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위험 속의 기회'인 부부싸움을 두려워 말고 맞서 싸우라는 것. 당장 문제를 감추려 하다가 나중에 '핵폭탄'을 터뜨리기보다는 그때그때 감정이 쌓일 때 문제를 풀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부부싸움에도 원칙이 있다.

건강한 부부싸움이 될 때 부부가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는 '행복의 비타민'이 될 수 있는 것

내달 18일까지 매주 목요일 오후2시 대구시 여성회관에서 '행복이 넘치는 가정만들기 세미나'를 열고 있는 박종욱 대구가정행복학교 대표는 건전한 부부싸움을 위한 5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일단 싸울 것, 이기려고 하지 말 것, 삼갈 것은 삼갈 것, 빨리 사과할 것, 오래 끌지 말 것'.

"남편은 아내를 자기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세상에서 바꿀 수 없는 것이 바로 역사와 여자입니다".

박 소장은 부부싸움으로 한달 이상씩 '냉전'을 하는 부부들도 있는데 자존심을 세우는 게 이기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성숙한 사람이 먼저 져주라는 것. 아내가 바뀌지 않으면 남편이, 남편이 바뀌지 않으면 아내가 먼저 변화되라는 이야기다.

박 소장은 특히 남녀간의 차이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여성은 촉각과 감각이 발달해 있지만 남성은 후각과 시각이 발달해 있는 차이가 있다.

또 남성은 목적지향적인데 반해 여성은 과정을 중시한다.

"서로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닙니다.

서로 이해해야 하는 것이지요".

박 소장은 남녀간의 차이점을 알고 나면 그때부터 이해가 생긴다고 했다.

'야' '자'로 트고 지내는 부부간의 언어 사용도 문제가 많다.

부부간에 고운 말, 존경의 말을 쓰지 않으면 실제로 존경과 신뢰가 점점 무너지게 된다는 것.

남편과 아내가 가장 듣고 싶어하는 말은 무엇일까? 아내가 가장 듣고 싶은 말은 "사랑해"하며 자신을 인정해 주는 남편의 표현이다.

남편은 아내로부터 "최고야"하는 칭찬을 듣고 싶어한다.

그런데 부부가 함께 이런 표현에 익숙해지지 않으면 평소와 달라진 모습에 이상해 하기 십상이다.

"할 수 있다"는 캔(can) 메시지와 "지금은 힘들지만 앞으로 잘 될 것이다" 하는 윌(will) 메시지를 생활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언어는 행복의 비타민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여보, 잘 잤어요?' '오늘 좋은 하루입니다'하고 말해 보세요. 아침이 즐거워지고 활기차질 것입니다".

박 소장은 사람이 분노를 느끼면 8명을 죽일 수 있는 독극물이 생긴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도 입증됐다며 엔돌핀이 솟아오르는 사랑의 언어를 쓰고 잘 들어주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영수기자 stel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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