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 장금이가 하는 저 요리 정말 맛있겠다.
먹고 싶어…".
인기 드라마 '대장금'을 보던 김성일(가명)씨 가족은 임금님 수라상에 오를 이름모를 요리에 감탄하며, 내일은 그 요리를 먹기로 마음 먹었다.
주문 방법은 간단하다.
보고 있던 디지털TV에서 장금이의 요리를 클릭, 요리점 홈페이지로 연결한 뒤 미리 배달 예약을 하면 된다.
김씨는 결제방법으로 인터넷뱅킹을 선택하기로 했다.
그렇다고 컴퓨터를 켜는 불편을 느낄 필요는 없다.
TV에서 곧바로 인터넷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 속이 출출한데, 이 민생고는 어떻게 해결할까. 이것 역시 TV가 해결해준다.
TV를 통해 부엌에 있는 요리기계에 '밤참'을 만들도록 지시할 수 있다.
TV가 홈네트워크 시스템의 허브(hub:중심)에 서 있어 모든 가정일을 TV로 해결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디지털TV의 보급과 방송이 본 궤도에 오를 경우, '바보상자'로 불리던 TV는 똑똑한 '스마트 상자'로 환골탈퇴(?)하게 된다.
퀴즈와 드라마, 토크쇼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시청자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양방향 프로그램과 서비스 제공은 기본이고, 인기 드라마의 출현하는 연예인의 의상 정보를 살펴보고 홈쇼핑을 통해 구매할 수도 있다.
지난 8월 정부가 지정한 '차세대 10대 성장동력 산업' 중 제 1순위에 올라있는 '디지털TV/방송'은 생활혁명과 산업혁명을 동시에 초래할 엄청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정부는 향후 5년 동안 방송기기 분야 71조원, 산업분야 40조원의 생산유발효과를 기대하고 있으며, 방송기기 분야에 약 10만명, 방송 서비스산업 관련 분야에 약 7만3천명의 고용 유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디지털TV 분야는 이미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자리잡았다.
우리나라의 디지털TV 수출은 2001년 2억2천만 달러에서 지난 해 9억7천만 달러로 급성장했고, 오는 2005년에는 약 277억 달러(3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서도 벌써 150만대의 디지털TV가 보급돼 있다.
올해 세계시장 규모는 128억 달러 수준이며, 2005년에는 434억 달러로 확대될 예상이다.
디지털TV는 가전제품의 대명사 TV와 컴퓨터가 융합된 형태다.
따라서 PC업체와 가전업체의 한 판 대격돌은 불가피하다.
세계 최대 PC메이커 '델'은 LCD(박막액정표시장치)TV 판매를 시작했고, '게이트웨이' 'HP(휴렛패커드)'도 TV 사업진출을 공식선언했다.
국내 컴퓨터 주변기기업체 '시그마컴'과 셋톱박스 전문업체 '휴맥스', 삼보컴퓨터, 롯데알미늄 전자사업부 등도 저가형 디지털TV를 선보였거나 준비중에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기존 가전사들은 그동안 쌓은 기술 노하우와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대형 LCD 및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를 비롯한 차별화된 고급 제품으로 승부를 건다는 전략이다.
아무리 잘 만들어진 디지털TV가 있더라도 제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방송이 전제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디지털 방송 전략은 '다양한 방송매체로 고품질 방송을 송수신하는 고화질(HD) 방송'과 지상파 위성 멀티미디어방송(DMB) 서비스를 포함한 개인형 방송, 3차원 입체방송 등 3개 영역을 주축으로 한다.
기존 아날로그TV(40만 화소) 보다 5배나 선명한 고화질(HD: 200만 화소 이상)과 영화관에서 느낄 수 있는 음향의 방송을 시청하기 위해서는 고성능 수신기 개발과 10.2채널 오디오를 제공하는 디지털 시네마 기술 등의 개발이 필수적이다.
개인용 방송 영역은 DMB 수신용 통합 단말 플렛폼, 단말SoC(시스템 온 칩), DMB망과 이동통신망의 연동시스템 등을 개발해야 하고, 3차원 입체방송은 입체 다시점 영상 및 오디오 등을 기반기술로 하고 있다.
정보통신부는 이달 초 2007년까지 정부출연금 6천790억원, 민자 750억원 등 모두 7천600억원을 투입해 기술개발, 인력양성, 인프라 구축을 마무리 함으로써 디지털TV 및 방송 세계 1위를 지향하는 '디지털TV 실행 계획안'을 수립했다.
정통부 관계자는 "이같은 계획이 실현되면, 3~5년내 HD 및 DMB 기반 디지털방송 단말 시장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5~10년 안에 디지털 시네마, 3D(차원) TV 신규시장 진입에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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