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안동 풍산초등학교) 통학버스를 운전하는 김수환씨는 참 착한 사람입니다.
통학버스의 정해진 코스 외의 먼 마을에 사는 학생도 빼놓지 않고 태워줍니다.
먼 거리를 둘러 가는 일이 성가실 법도 하지만 아저씨는 잠시도 웃음을 잃지 않습니다.
아저씨는 학교주변 나무 가지치기나 부서진 교실 문 수리, 청소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운전직인 아저씨가 안 해도 그만인 일입니다.
아저씨의 손길이 닿는 순간 부서진 문짝이 멀쩡해지고 어지럽던 운동장은 말끔해집니다.
아저씨는 17년 전 기능직으로 초등학교에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 이전에는 여기저기를 떠돌며 목수일을 했답니다.
그래서 그런지 망치와 톱만 있으면 무엇이든 뚝딱 고쳐냅니다.
그런데 이 아저씨의 외아들이 백혈병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골수이식 수술을 받아야 살 수 있답니다.
수술비와 병원비를 합치면 7천만원이 넘을 모양입니다.
무엇이든 뚝딱 고쳐낼 줄 아는 이 착한 아저씨는 어쩔 줄 모른 채 눈물만 훔치고 있습니다".
안동 풍산초교 이승준(38) 교사가 전하는 학교 운전기사 김수환(47)씨의 사연이다.
김씨의 아들 동건(18.안동 상지대 1년)군은 현재 경북대병원에 입원해 있다.
2년 전 백혈병 판정을 받은 김군은 지금까지 몇 차례 입원과 퇴원을 거듭하며 항암치료를 받아왔다.
그러나 올해 10월 갑자기 병세가 악화됐다.
병원에서는 골수이식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진단했다.
다행히 동건군의 누나(20)와 골수가 맞아 수술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가난한 아버지가 감당해야 할 자식의 '목숨값'이다.
동건군을 살려내기 위해 풍산초교 직원들이 모금에 나서고, 상지대 방송통신 정보계열 학생들이 거리로 나섰다.
학생들은 헌혈증 100여장과 400여만원을 모았다고 한다.
그러나 수술비에는 턱없이 모자란다.
"아내의 오랜 질병과 가난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던 아버지가 절망에 빠져 있습니다.
세상에는 눈물로 씻어내지 못할 슬픔이 많을 줄 압니다.
그러나 죽어 가는 자식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아버지의 슬픔만큼 깊은 슬픔은 없을 것입니다". 이 교사는 '가난한 아버지의 깊은 절망'에 대해 오늘 꼭 한번 생각해달라고 했다.
풍산초교 행정실 054)858-4013.
조두진기자 earf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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