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예부터 '정서의 문화'와 그 사고방식에 익숙한 민족이다.
우리의 특징이자 장점이기도 한 이 특성은 반만년 동안 '한민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특유의 결속력과 내집단에 대한 애정을 돈독하게 발현시키는 작용을 해 왔다.
그러나 때로는 이 같은 집단동질성이 과도한 '내집단에의 집착'과 그에 따른 '외집단에의 감정적 배타성'으로 치달아 발전에 걸림돌이 돼 온 것도 사실이다.
더구나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21세기는 '글로벌 시대'다.
우리의 무대가 세계로 확장되면서, 나라 안에서의 편가르기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국경의 의미가 날로 빛이 바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의 재외(在外)동포는 세계 150여개 나라에 흩어져 살고 있다.
남북한 전체 인구의 10% 정도인 600만명에 이른다.
인류의 역사는 '이민의 역사, 이주의 역사, 이동의 역사'라 하지만, 우리로서는 대단한 인적 자원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한동안 이민 열풍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했고, 지금도 여전히 이민 가겠다는 분위기가 지속돼 '탈한국 신드롬' '신이민 시대'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
▲오늘의 우리 현실을 보면 이민 열풍은 당연한 현상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눈덩이처럼 커지는 사교육비, 잡히지 않는 청년 실업, '사오정'과 '오륙도'로 상징되는 고용 불안에 '삼팔선'이라는 말까지 등장하는 현실, 막가는 정치판 등이 '탈민족' '탈국가' '탈조직' '탈전통'을 부르고 있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우리 사회의 어둠에 대한 탈출구로 여기는 수동적.도피적 행렬이어서는 더욱 곤란하다.
▲중국 국적을 갖고 중국에 살고 있는 우리 동포를 '조선족(朝鮮族)'이라 한다.
오랜 세월 '고려인' '한국인' '조선인'으로 불리다 1952년 연변 조선족 자치주가 성립되면서 이 명칭이 정착됐었다.
그런 중국 사회에 '신센런(新鮮人)'이라는 용어가 등장했다 한다.
한국인이나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생활 양태가 보통 한국인과 다를 뿐 아니라 중국에 정착해 살고 있는 조선족과 다르지만 사실상 생활 터전을 중국으로 옮겨 살고 있는 사람들을 지칭한다.
▲1992년 한.중 수교 후 주재원이나 기업인으로, 자녀 교육 등을 위해 중국에 건너간 30여만명의 한국인들 중 유별나게 중국을 좋아하고, 교민 단체활동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하지만 중국인들과 더불어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을 그렇게 부르는 모양이다.
심지어 국적은 취득하지 않아도 중국에 뼈를 묻겠다는 사람들마저 적지 않다니 예사로운 일은 아닌 것 같다.
글로벌 시대.세계화 시대의 새로운 바람이라고 치더라도 달갑게 느껴지지 안는 건 '왜'일까. '신센런'이라는 용어가 앞으로 어떻게 변모해 갈지는 모르지만…. 이태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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