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아니면 말고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는 말은 대부분 사람들이 알고 있는 말이다.

그러나 현시대에 적용해 보면 발 없는 말이 천 만리 간다는 말이 더 맞다.

매스미디어라는 대중 전달 시스템을 따라 한 마디 말이 방송과 언론에 나가면 순식간에 천 만리를 가듯 날아간다.

그 속도는 현실에서 어떤 과학적 물체보다도 빠르게 전달되고 바로 반응이 나오고 그에 따른 말 한 사람의 평가가 순식간에 이루어지는 사회에 우리는 살고 있다.

말의 파괴력이 시대적으로 엄청나게 커지고 있지만 그것을 계산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정치인과 공인들의 말은 정말 상식을 벗어나는 일이 허다하다.

말이란 듣는 사람 중에 학생과 어린이 등 다양한 사람이 인용하고 흉내내고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면 어떻게 저렇게 언론 시스템을 통해 함부로 말할 수 있을까 하는 의아심마저 생긴다.

아니면 말고, '카드라 방송'이 이 사회유행어가 된 지금 정치인부터 우리 모두가 이제라도 책임을 지고 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대부분 말을 함부로 하는 사람들의 생각 중에 '말에 세금 붙이나' 하는 잘못된 농담 섞인 의식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말은 이제 한 집단, 한 부류, 한 지역을 단 시간에 어떤 색깔로 묶어 버리는 엄청난 낭비적 사회현상을 만들어 낸다.

이제 공인들의 말 기준을 설정할 때라고 생각한다.

한 집단에서 잘못된 말은 꼭 책임을 묻고 다시는 그 분야에 발언을 하지 못하게 하거나 한마디 함부로 한 말이 명예에 치명적 과오를 가져왔구나 하는 인식이 생길 때까지 지속적으로 서로를 감시하는 정치사회에 말 문화가 정착되었으면 한다.

존경받는 종교인의 향기 나는 말은 아니더라도 이제부터라도 '아니면 말고', '카드라 방송'이라는 유행어만은 없어지는 사회를 만들어 보자.이병욱(하이스피치닷컴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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