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집나가는 어른들 자꾸 는다

경제난과 가정불화로 인한 성인가출이 급증하면서 가족해체의 위기감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올들어 18일 현재 포항 남.북부경찰서에 신고된 19세 이상 성인 가출자는 모두 350여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300여명보다 50명이 늘어났다.

성인을 포함한 전체 가출자도 450여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340여명보다 110명이 늘었으며, 이는 지난해 전체보다도 40명이 증가한 것이다.

경북도내 전체 가출자 역시 지난 10월까지 총 1천997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91명이 늘었으며, 특히 성인 가출은 1천670명으로 작년 1천473명보다 13.3% 증가했다.

특히 성인 가출자수가 전체 가출자의 84%에 달해 종전 대표적인 가출 연령층이었던 청소년을 훨씬 앞지르고 있어 사회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청소년 가출이 교우, 학업, 이성문제 등 주로 자신의 문제에 국한돼 있는 반면 가족공동체의 구심점인 성인 남녀의 가출은 가족해체와 직결돼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게다가 가정주부가 성인 가출자의 대부분을 차지해 가족해체를 더욱 가속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혼 여성들의 표면적인 가출원인은 대부분 가정불화이지만 경기침체에 따른 남편의 실직으로 무작정 일자리를 찾으러 가출하거나 빚 보증 등으로 인한 채무 회피를 위한 도피성 가출이 적잖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실직한 배우자의 음주와 가정폭력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가출과 가계경제의 어려움을 이겨내지 못하고 자녀를 남겨둔 채 무작정 가출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가출 전문 상담기관은 있지만 성인 가출을 전문적으로 상담해주는 상담기관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여성관련 단체 관계자들은 "그동안 청소년 가출에만 신경을 써온 탓에 성인 가출은 상대적으로 소홀히 취급했다"면서 "성인 가출도 적극적으로 상담해주는 기관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출담당 경찰관은 "계속된 경기침체가 부부 및 가족갈등을 야기하면서 가출로 이어지는 것 같다"며 "성인 가출은 청소년과 달리 신고되지 않는 경우도 많아 훨씬 더 심각한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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