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쌀쌀해지기 시작하면 배우자를 만나려는 분들이 많아집니다.
데이트를 하며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고 이듬해 봄에 결혼하고 싶어하는 분들이지요".
조경옥(30) 〈주〉선우 대구지사장은 요즘 매일매일을 궁금증으로 보낸다.
자신이 맺어준 남녀 회원들이 서로 만족해 하며 교제를 성공적으로 하고 있는지 궁금해 아침 출근길을 재촉하게 된다.
물론 교제율이 올라가면 그녀의 기분까지 좋아진다.
두살배기 아들을 둔 주부이기도 한 그녀는 프로 커플매니저 출신 결혼정보회사 지사장이다.
경북대 미대 출신으로 미술학원을 운영하고 초등학교 미술 강사도 했던 그녀가 이 길로 들어서게 된 것은 우연한 계기때문이었다.
TV에서 커플매니저라는 새로운 개념의 직업을 접하곤 미래지향적인 여성전문직으로 일해볼 만하다는 생각에 지난 98년 문을 연 (주)선우 대구지사에서 첫 커플매니저 생활을 시작했다.
2000년 대구지사장으로 발탁된 그녀와 함께 일하는 커플매니저들도 모두 여성이다.
"결혼문제를 상담해 주고 남녀를 소개해 교제 관리까지 해주는 커플매니저의 일은 남자보다는 여자에게 더 잘 어울리는 업무입니다.
수다를 떨기 좋아하고 남의 이야기도 잘 들어주고 울고 웃는 여자회원들을 보듬어주기도 해야 하거든요".
젊은 나이에 지사장이라니 대단하다고 하니, 6년 정도 커플매니저 일을 했다면 베테랑이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녀는 지역에서 가장 오래 커플매니저 일을 하고 있는 셈이다.
"커플매니저는 음지에 있던 세칭 '마담뚜'의 개념을 양지로 끌어올린 신개념 직업입니다.
구먹구구식 중매쟁이가 아니라 과학적인 컴퓨터 매칭시스템으로 이상적인 짝을 찾아주게 된 거죠".
그녀는 그러나 결혼정보회사에서 백마 탄 왕자를 소개받거나 결혼으로 신분이 상승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생각은 위험하다고 했다.
요즘 대부분의 남성들이 맞벌이를 원해 직업이 없거나 나이 든 여성은 아예 남자를 소개받기도 힘들 정도라는 것. 여성들도 '사'자가 붙었거나 교사, 공무원 등 안정된 결혼생활을 할 수 있는 남성을 선호하는 경향이 많다고 했다.
"젊을 때 배우자감을 너무 고르다가는 정말로 결혼하기 힘들어집니다.
적당한 반려자가 나타났을 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랑해서 결혼하고 출산도 해봐야 사람 사는 것도 알고 성숙해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사람에 대한 관심이 많아 관련 책을 보며 공부도 많이 했다는 그녀는 지금까지 자신이 기억하는 것만 500여쌍을 결혼시켰다.
자신보다 언니를 먼저 결혼시키기 위해 형부감도 직접 골라줬다고. '김장 미팅' '버스 미팅' 등 다양한 이벤트도 열고 있는 그녀는 오는 29일 열리는 고속철도 개통 기념 미팅 준비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김영수기자 stel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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