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역 제조업 공장의 해외진출이 늘어나면서, 제조업의 공동화(空洞化)현상이 우려되고 있다.
제조업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공동화현상이 가속화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이 예상된다.
우리 나라는 소득 1만 달러 수준에서 제조업 공동화 현상이 너무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선진국들에 비해 많은 취약점을 가지고 있다.
최근에 와서 중견 및 건실한 중소기업들마저 공장의 해외이전이나 해외 직접투자를 목적으로 중국이나 베트남 등 외국으로 많이 빠져나가고 있다.
지역의 해외진출기업들은 표면적으로는 글로벌 경영을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국내의 악화된 기업활동 여건을 피해 상대적으로 안정된 해외로 발길을 돌린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또한 지역에 기반을 둔 대기업들의 역내 신규 생산설비 투자는 거의 중단된 상황이지만 해외투자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상태다.
구미공단내 전자업체나 대형 화섬업체들도 대규모 생산설비 증설을 중국에 집중하고 있어, 탈 대구.경북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지역 제조업의 공동화 현상에 대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지역 및 국내 기업들이 외국으로 공장을 이전하는 것은 고임금과 고지가 및 적대적인 노사관계가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기업하기 좋은 환경과 합리적인 노사관계 정립이 필요하고 정립된 노사 관계에 대해서는 엄격한 법 집행으로 파업이 일소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제조업 공동화가 너무 빠르게 진행되지 않도록 공동화속도를 최대한 늦추도록 해야 한다.
둘째, 최근의 심각한 산업입지난을 고려할 때, 지방산업단지를 효율적으로 개발하고, 적극적인 국내.외 자본 및 대기업 유치가 필요하다.
대구시는 삼성상용차 부지 약 18만평을 개발할 계획이고, 조성중인 구지 및 봉무 지방산업단지와 계획중인 소규모 산업단지를 효율적으로 개발해야 할 것이다.
특히 유념해야 할 것은 공동화되는 산업을 대체할 수 있는 21세기형 신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21세기 성장유망 신 산업은 1차적으로 디지털 전자, 신소재, 반도체장비, 디스플레이산업, 메카트로닉스, 정보 통신, 정밀 기기 등 지역의 입지여건에 부합하는 산업을 선정하여 집중 육성할 필요가 있다.
셋째. 지방정부의 행정조직에 투자유치과를 신설하여 해외자본을 적극 유치할 필요가 있다.
해외자본이 유치되면, 전.후방 연관효과에 의해서 관련 부품기업들이 신규로 창출될 수 있고, 우리 지역에 부가가치와 고용이 창출되게 된다.
투자유치과에서는 해외자본을 유치하기 위해서 원스톱 서비스 체제를 구축하고, 다양한 유인 전략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일례로 경상남도의 사천시 진사공단의 외국기업 유치사례와 같이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투자유치전략을 구사해야 할 것이다.
넷째, 외국인 투자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외국인 전용단지를 조성하고, 과감한 규제완화와 생활편의시설을 확충해야 한다.
중앙정부는 규제를 과감히 완화하고 꼭 규제가 필요한 부분은 시.도지사에게 위임을 해서 시.도지사가 책임을 지고 추진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다섯째, 공동화는 개별 산업의 경쟁력 약화 문제가 아니라 산업기반의 경쟁력 약화에 본질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에 포괄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즉 노동, 교육, 금융 및 외환, 기업, 통상 등 산업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책 부문을 포괄한 종합적 산업경쟁력 강화 대책을 입안하여 추진해야 한다.
끝으로, 지역의 시.도민과 공무원들은 우리 지역이 기업하기 좋은 도시가 될 수 있도록 제반 여건을 정비하는데 배전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아시아 투자의 대부분이 중국으로 유입되면서 우리 나라는 더욱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중국 급부상의 주요 원인 중의 하나가 전 국가적인 투자유치 열기에 있다.
따라서 지역 경제주체들도 이런 마인드로 무장을 해야 중국이나 다른 나라와의 경쟁에서 뒤지지 않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일시적이고 가시적인 투자유치가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에서 기업하고 싶은 환경을 개선해 나감으로써 타 지역과 차별화된 유치전략을 추진하는 것이다.
이춘근(대구.경북개발연구원 연구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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